<낙산에 올라> 위험한 줄타기 (한성대신문, 512호)

    • 입력 2016-07-25 16:13

요즘 초등학생들의 꿈을 물어보면 많이 나오는 대답이 BJSNS스타라고 한다. 온라인 문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것이 실감난다. 온라인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절에는 이런 매체가 대중들의 지지를 받고 발전하게 되면, 콘텐츠의 질도 향상되고, 다루는 주제도 제한이 없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실망스럽다.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득세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그저 자극적이면 좋아요별풍선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공식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지난 2월 첫째 주에 한 인터넷방송 BJ들의 수입 순위가 공개되었는데, 1위를 한 BJ가 한 주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약 2천만 원가량이었다. BJ는 게임을 소재로 방송을 하고 있는데, 지게 되면 벌칙으로 머리를 미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한 BJ였다.
웬만한 대기업 연봉자들보다 훨씬 높은 수입 덕분인지, 더 자극적이고 더 선정적인 방송과 콘텐츠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물론 그들의 수입만 본다면 많은 사람이 가지고 싶어할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 돈을 벌기 위해 쓰는 내용들은 과연 방송으로서 적절한 것일까? 어떤 BJ는 압정을 깔아놓고 거기에 드러눕는다든지, 형광등을 씹어 먹는 기상천외한 행위를 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BJ들은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불법으로 집에 악어를 기르고, 버려진 애완동물이나 길고양이를 먹이로 주는 방송을 했던 BJ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줄타기를 하다가 떨어진 예다. 지금은 이와 같은 범죄가 몇 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범죄행위만 잘 피해가면서 방송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그들에게 바람직한 것일까?
혹자는 자극적인 콘텐츠로 얼룩진 유명 BJSNS스타들을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들의 자극적인 콘텐츠를 용인하고, 계속 소비해도 되는 것일까? 돈을 향한 이 위험한 줄타기가 된다면, 정말 영화처럼 누가 죽는 영상이 올라와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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