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의 학생 대표를 선출하는 총선거가 한 해의 끝자락을 알렸다. 필자는 학보사 기자로서 임하는 마지막 행사인 만큼 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 중에서도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소통’을 강조한 총학생회 후보의 공약이었다.
2년의 시간 동안 ‘기자’의 자리에서 학내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사고들을 접했다. 작게는 학과 단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부터 크게는 중앙기구 혹은 대학본부와 관련된 일까지. 여러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했지만, 수많은 일을 겪으며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하나였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학생 사회 참여에 유독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는 현상은 우리학교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서울 소재 여러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총학생회가 선출되지 못해 그 자리를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우리학교 학우들이 유독 미온하다고 느낀 이유는 학생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한 반응에 있다. ‘수강권 침해’ 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학생이 대학에 다니는 목적이 ‘학습’인 만큼, 수강권은 학생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기본적인 권리다.
그러나 수강권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많은 이들이 SNS상에서 분노를 표출했음에도 그로 인한 ‘학생 사회’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특히 ‘디자인대학 밤샘 서면신청 사건’의 경우, 사건 직후 총학생회가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간담회를 개최한 학생회 인원을 제외하면 참여자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전공과목 개설 확대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교육권리개선운동을 펼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학생 권리에 있어 이같은 학우들의 소극적인 반응은 곧 학생 대표의 ‘대표성’을 위태롭게 한다. 즉, 학생 대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음해를 이끌어갈 총학생회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표로서 학생 사회를 활성화시킬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학생 대표에게는 단순 의견수렴 식의 소통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강구할 것이 요구된다. 총학생회 당선자는 ‘소통’을 중심으로 이듬해를 꾸려나가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과연 제35대 총학생회가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해나갈 지 그 향방을 기대해 본다.
정명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