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는 탄핵 시국선언에 본교도 동참했다. 다른 학교처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외부 인원이 학내로 침입해 충돌하는 일도 없었다. 학교 정문과 성북천 분수마루광장에서 각자 집회를 진행한 후 해산했다.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집회지만 본교 재학생의 참여는 저조했다. 10명도 채 되지 않는 소수의 인원이 주도한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의 학생이 집회에 관심을 갖지 않고 현장을 지나쳤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타 학교 사례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심지어는 정문에서 탄핵 찬성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들을 향해 통행을 방해한다고 비난하거나 비방하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학교도 소수의 학생이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많은 대학생이 현 시국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방증이다. 과거에는 민주화를 위해 대학생이 거리를 가득채웠다면, 현재는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집회가 이어진다.
대학생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과거부터 부당한 일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서서 목소리를 냈던 이들이 바로 대학생이다. 본교 졸업생이 이번 집회에 참여한 것도 과거 군부독재로부터 민주주의를 사수한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국가가 위태로울 때 나서서 국가를 위해 싸웠던 이들이 또 다시 나섰다. 대학생이 내는 목소리가 갖는 힘을 알고 있는 이들이 대학생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다시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소수의 학생들이 집회를 주도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이 전부다. 학생사회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입장을 표명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대학생이 내는 목소리가 갖는 힘을 알기에 외부인이 대학을 방문해 집회에 동조하지만, 정작 대학생은 알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대학생으로 하여금 현 시국에 대한 정확한 고찰과 명확한 의견 표명이 필요하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대학생은 ‘갈대’다.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인과 유튜버의 자극적인 언행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명확한 이유도 모른채 선당해 상대를 비방한다. 이로 인해 갈등은 극한으로 치솟고, 갈등의 양상은 갈대밭에 질러진 불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릴 것인가, 혹은 뿌리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고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을 것인가.
김유성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