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스포츠 사전> 손끝에서 부리는 마술, 변화구 (한성대신문, 556호)

    • 입력 202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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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5-23 17:21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한명의 투수가 경기의 향방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투수는 공 하나로 18.44m 너머에 있는 타자를 잡아낸다. 이때 투수를 든든하게 하는 무기가 있으니, 바로 변화구다.

다양한 구종은 ‘마그누스 효과’에서 탄생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공은 유체(공기) 속에서 회전하며 특정 방향으로 운동하게 된다. 이때 이동 방향의 수직으로 힘을 받아 공의 경로가 휘는 현상을 마그누스 효과라고 부른다.

마그누스 효과 이전에 ‘베르누이 원리’가 작용한다. 베르누이 원리는 유체가 빠르게 흐르면 압력이 감소하고 느리게 흐르면 압력이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회전하는 야구공의 윗부분은 공기가 흐르는 방향과 회전 방향이 일치하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빨라진다. 반면에 공의 밑부분은 공기가 흐르는 방향과 회전 방향이 반대되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느려진다. 공의 윗부분은 낮은 압력을 받고 공의 밑부분은 높은 압력을 받게 된다. 위아래 압력의 차이로 공은 위쪽으로 휘게 된다.

특히 마그누스 효과는 공이 홈 근방에 도달했을 때 두드러진다.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는 순간, 공의 직진 속도가 회전 속도에 비해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공은 직진한다. 그러나 직선속도가 작아지는 홈 근방에 가면 속도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회전 속도가 강해진다. 타자는 마치 공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임비오(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마그누스 효과는 타자가 치기 어려운 변화구를 만들기 때문에 투수에게 유리하다”며 “회전수가 많을수록 효과는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백스핀이 걸린 직구,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는 마그누스 효과가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 공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을 걸어주는 백스핀은 중력의 영향을 상쇄시켜 공이 덜 가라앉고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도록 한다. 높은 궤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공이 떠오르는 느낌의착시도 생긴다.

포크볼은 특이하게 상하 방향으로 마그누스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신좌우 방향으로 효과가 발생한다. 타자대부분은 상하 방향으로 변하는 공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좌우 방향으로 살짝 움직이는 포크볼을 변화구라고 느낀다.

한편 다양한 변화구를 내는 또 다른 주역이 있으니 바로 야구공이다. 야구공에는 108개의 빨간 실밥이 있다. 실밥은 투수가 공을 던졌을 때 공기의 흐름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이는 야구공의 후방에 압력을 낮춰 공기의 저항을 줄어들게 하여 공의 속도를 빠르게 한다. 공을 어떻게 잡아서 던지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실밥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마그누스효과도 다르게 작용한다.

연기됐던 2020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많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됐다. 야구의 가장 큰 재미는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라고 말한다. 공의 회전과 공기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대결은 긴장감을 선사할 것이다.

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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