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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병장 월급이 197,000원이라는 뉴스를 듣고 오래 전 내 군복무 시절이 떠올랐다. 1980년대 병장월급이 4,500원이었으니 지금은 20배 이상 오른 셈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군복무 기간이 30개월이었는데 지금은 21개월로 줄었다. 월급도 많이 오르고 복무기간도 많이 짧아졌으니 ‘이제 군대 갈만 하네’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두 가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과연 이 월급 받고 군복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구성된 군대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군인이 되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 입대한 사람들로 구성될수록 그 군대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빨리 마치고 사회에 복귀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이나 전문성도 높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징병제를 실시한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 징병제는 분단국가로서 충분한 병력을 유지할 수 있고 적은 국방예산으로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제도라는 것이었다. 헌법 제39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당위론도 징병제를 뒷받침하는 중요 명분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다. 오늘날의 국방력이 과연 병력 수와 비례할까? 징병제가 정말 비용이 덜 들까? 다양한 재능이 있는 젊은이들을 의무적으로 군대에 보내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일까? 무엇보다도 지금의 병역제도로 강력한 국방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등의 의구심이 제기되어 왔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모병제가 주장되는 것은 우리나라 병역제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과 국방력을 규정짓는 상황이 달라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모병제로의 전환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공론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병역제도는 나라의 근간이므로 섣불리 다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기왕에 공론장이 만들어진 만큼 과연 어떤 제도가 국방의 기틀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지,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천년대계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하는 작업이 모든 국민들의 관심 속에 심도 있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윤경준 교수
행정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