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신문사에 입사한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10번의 신문 발행을 거치며 기사 작성 시 가장 중요하게 배운 것은 바로 ‘사실 확인’이다. 취재 개시부터 조판 종료 시점까지 온 촉각을 세우며 사실 확인에 사력을 다하다가도, 취재원이 “제대로 알고 기사 쓰는 게 맞냐”고 비꼴 때마다 바닥에 떨어진 언론 신뢰도를 체감했다.
언론 신뢰도 문제는 언론이 등장한 순간부터 늘상 제기됐다. 그런데 최근 한국 언론 신뢰도 실태가 심상치 않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신뢰도는 주요 40개국 중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했다.
근래 언론은 무분별하게 기사를 복제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보도한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헤드를 앞세운 기사도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 신문사가 등장하면서 언론사의 수가 급증해, 이들 간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언론사의 수입과 직결되는 기사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속보·특종을 내야 한다는 압박에 많은 기자들은 사실 확인 과정 없이 기사를 보도했다.
언론은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거르지 않고 담아낸다. 거울이 제기능을 못하면 정보는 왜곡되거나 감춰진다.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 언론은 힘을 잃는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힘을 잃은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수호하지 못한다. 따라서 언론 신뢰도가 낮은 사회는 필연적으로 퇴보할 수밖에 없다.
언론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단 하나다. 지난날의 과오를 인정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속보·특종 경쟁에서 벗어나 사실 확인에 힘써야 한다. 시민이 언론을 신뢰해야 언론의 기능은 살아나고, 언론이 제기능을 다할 때 비로소 진실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기자는 편집국장으로 부임하는 다음 학기부터, 본교의 모든 학내구성원이 <한성대신문>을 신뢰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을 예정이다. 그간 <한성대신문>이 46년 동안 걸어왔던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기자에게 주어진 11번의 발행 동안 한성대학교를 거울로서 투명하게 담아낸다면 후회 없는 퇴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