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우리 몸을 지키는 수문장, 면역체계 (한성대신문, 570호)

    • 입력 2021-09-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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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1-09-23 00:02

'백신 맞았어?'라는 말이 안부 인사가 될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예방 백신 접종률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끔합니다'라는 간호사의 말과 곧이어 느껴지는 통증. 찰나의 통증으로 치료제도 없는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백신은 바이러스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질병에 걸리지 않게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무엇이길래, 백신이 면역반응을 야기할 수 있을까?

무너지지 않는 성벽

면역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침입한 병원체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면역체계가 존재한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성 면역체계와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후천성 면역체계가 그것이다.

만약 체내에 병원체가 침입하면, 선천성 면역체계가 우선 작용한다. 선천성 면역체계는 병원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발현되는 비특이적 면역으로, 1차 방어 체계라고도 불린다. 피부·점막·분비액에 의한 방어, 백혈구의 식균 작용에 의한 방어, 염증 반응 등이 그 예다.

후천성 면역체계는 항원을 인식했을 때 발현되는데, 병원체가 곧 항원이다. 항원이 체내로 완전히 침입하면 림프구가 반응하기 시작한다. 독성 T림프구는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한다.

동시에 또 다른 T림프구인 보조 T림프구는 B림프구를 자극한다. 자극을 받은 B림프구는 형질세포와 기억세포로 분화한다. 형질세포는 항체를 분비하는데, 이 항체가 항원과 결합해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킨다. 하나의 항체는 하나의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여기까지가 후천성 면역체계의 1차 면역반응이다. 신정임(강원대학교 의예과) 교수는 "후천성 면역 반응의 결과로, 백신을 맞은 후 두통, 발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동일한 항원이 다시 체내에 침입하는 경우, 후천성 면역체계의 2차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분화됐던 B림프구의 기억세포는 체내에 다시 침입한 항원을 재빠르게 인지하고 형질세포로 분화, 증식한다. 그 결과 더욱 빠르게 다량의 항체가 생성된다.

선행학습으로 단련된 부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접종되고 있는 백신은 항원주입방식에 따라 mRNA* 백신과 바이러스 벡터 백신으로 나뉜다. mRNA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바이러스 사체에 넣어 체내에 주입한다.

우리 몸은 체내에 들어온 mRNA를 항원으로 인식하고 리보솜에게 전달해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 그럼 리보솜은 단백질을 합성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때 만들어진 단백질이 바로 T림프구와 B림프구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주입해 체내에 투여한다. 인체에 무해하긴 해도 외부 물질이 침입했음을 인식한 림프구는 항체를 생성한다. 항원과 항체가 결합하면서 항체는 바이러스 내부에 잇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확인하고 기억세포를 생성한다.

이후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입하게 되면 기억세포가 2차 면역 반응을 시작한다. 신 교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세포 파괴가 없고 질환을 유발하지 못하는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코로나 항원을 발현하기 때문에 항원항체반응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떻게 체내에 완전히 침투할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호흡이나 기침 등으로 체내에 들어온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독자생존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숙주세포에 기생해야 한다. 폐와 심장에 존재하는 ACE2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다. 호흡기관을 통해 들어온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에 달라붙는다. 장경립(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물질대사와 에너지대사를 하지 못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고 전했다.

*mRNA : messenger RNA로 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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