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1년 8개월의 기다림 (한성대신문, 571호)

    • 입력 202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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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5-09 17:32

‘저는 언제 학교를 갈 수 있나요’, ‘대학 생활의 절반이 지났는데 학교를 못 가봤어요’. 20‧21학번 학생의 한숨 섞인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예상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개강이 연기됐던 2020년 3월, 그 후 기약없이 이어진 비대면 체제가 드디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우리는 철저히 고립돼갔다. 입학식과 졸업식, 축제 등의 행사도 취소되거나 축소됐으며, 그마저도 화면 너머로 지켜봐야 했다. 또한 선‧후배 사이의 교류도 단절됐다.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대학에 입학한 지 2년이 지났는데,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하소연도 심심치 않게 게재된다. 심지어 비대면으로 시험이 진행되면서 부정행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고, 교수자가 동영상을 재사용하는 등 강의의 질 저하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학본부는 지난 10월 12일, ‘2021학년도 2학기 중간고사 이후 수업운영방안’(이하 수업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수업운영방안에 따르면, 거리두기 4단계에서도 실험·실습 수업에 한해 대면 수업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이하 거리두기) 방침도 단계별 완화된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 필자도 동기들, 선·후배들과 교정을 거닐 생각을 하니 설렘이 가득하다.

마음 한 구석에 코로나19가 또다시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남은 것도 사실이다. 그럴수밖에 없다. 지난 20여 개월 동안 코로나19 상황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수시로 뒤바뀌었다. 시간을 돌아보면 코로나19 상황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빗나갔다. 당장 이번 학기만 해도 대면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건만 상황은 악화돼 전면 비대면 체제로 개강을 맞이했다. 매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비대면 체제의 종결을 기대했으나 결국 실현되지는 않았다. 부분적으로 대면 수업이 진행되다가도 다시 온라인 강의를 듣기 부지기수였다.

물론 과거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됐던 몇 시기와 달리, 국내 백신 접종이 시작 됐고 접종 완료자가 많아지기도 했다. 또한 확진자 중에서 위중증 환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음도 사실이지만,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장담은 할 수 없다.

본부는 수업운영방안을 통해 대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수업 종료 후 즉시 귀가할 것을 권고했다. 필자는 과연 학생들이 이 권고사항을 얼마나 잘 이행할지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는 괜찮아를 좋아합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대유행으로 번지자 ‘방심하지 말고 조심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서울특별시의 코로나19 방역 캠페인 문구다. 점차 대면 활동이 늘어나게 될 지금,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길 시간이다.

오랫동안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일상으로의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의 거리는 좁히되, 물리적 거리가 좁아짐을 경계하는 편이 좋을 듯싶다. 멀리서라도 얼굴을 보고 인사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신혜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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