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확실한 사후처리를 원한다 (한성대신문, 576호)

    • 입력 2022-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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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5-09 17:32

매 학기 초마다 반복해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바로 ‘수강신청’이다. 과거 본교의 수강신청 기간은 ‘악몽’이라 불릴 만큼 혼란한 상황이 많았다. 2019년 3월에는 학생들이 서면신청을 위한 밤샘 대기를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오전 10시 30분부터 배부되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전날 밤 11시경부터 줄을 선 학생도 존재했다. 2021년 3월에는 수강신청 잔여인원부족 사태가 일어, 학생에게 개별 전화로 수강취소를 요구한 적도 있었다. 강의계획서가 수강신청 기간 전에 게재되지 않거나, 수강신청 책자에 적힌 일부 강의의 교수·과목명이 실제 종합정보시스템과 일치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들은 비교적 빈번한 일이다.

이번 학기 역시 수강신청은 조용히 지나가지 않았다. 3월 3일 오전 11시에는 주·야 교차수강 신청이 가능해야 했으나 약 4분간 신청이 불가능했다. 원인은 수강신청 시스템의 데이터 설정 오류였다. 담당자가 수강신청의 종료시간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작년 날짜를 입력해버린 것이다.

이번 사안의 가장 큰 문제는 사후 처리 과정이다. 본부는 학사지원팀에 직접 연락한 학생을 대상으로만 잔여 인원이 있는 강의에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부분의 강의는 서면신청 인원 등을 고려해 서너 명의 여석을 준비한다. 여석이 있는 강의에 한해 학생이 서면신청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 상황이다.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본부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학생을 구제하려 했다’는 이야기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서면신청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있었다면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안내 후 진행했어야 했다. 문의한 학생에게만 선택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발생 시 시스템을 잠시 중단한 후 재개하는 등 학교에서 공정하게 상황을수습할 해결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가 발생한 상황과 원인 등을 학생에게 공지하는 일 역시 뒤따라야 한다.

더불어, 당시 주간도 야간도 교차신청이 불가능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동의하기 힘들다. 3월 3일에 교차 신청은 못하더라도 소속 시간대의 수강신청 자체는 가능했기 때문에, 이보다 4분 늦은 교차 수강 희망자는 비교차 수강 신청자들보다 한 발짝 늦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대부분의 강의는 신청해보기도 전에 마감됐다. 특히 통상적으로 본교의 잔여인원은 주간 강의보다 야간 강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안 그래도 적은 잔여석을 노리던 야간 소속 교차 신청자는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빠르게 수습한 학사지원팀과 정보화팀의 노고는 학생의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치하할만하다. 수강 정원이 정해져 있는 만큼 모든 학생이 원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없다는 말도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신청할 수 있는기회는 동일하게 제공돼야 하지 않을까. 수강신청은 학생의 학습권과 직결된다. 휴학도 고려할 정도로 학생에게는 삶을 좌지우지할 큰 요소가 되기도 한다. 본부는 보다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을 고려한 해결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신혜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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