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人사이드>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한 관심은 나로부터" (한성대신문, 517호)

    • 입력 2016-10-10 16:01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며 우리나라의 위안부 문제를 많은 외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TAP(Triple A Project)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김현구(정보통신공학 11) 학생은 이 프로젝트에 2기 멤버로서 참여했다. 627일부터 910일까지 자전거로 LA에서 뉴욕까지 횡단하며, 위안부 문제를 단순한 한일 양국 간의 정치적 대립의 문제가 아닌, 여성인권에 대한 문제로써 미국 전역에 알리고 돌아온 그를 만났다.

Q. TAP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자전거 국토 종주를 마치고 또 다른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TAP를 알게 되었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프로젝트에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Q.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했나?
하루에 60마일에서 80마일 정도의 목표를 잡고 자전거를 탔다. 자전거에 깃발을 달고 횡단을 하는 것이 홍보의 시작이었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물어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문제가 외국인들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하기에, 이해가 쉽도록 홀로코스트 사건을 인용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지역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언론매체를 통한 노출이었다. 한국사회, 한인사회가 아닌 미국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라디오방송, 지역신문, 대학신문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교회를 방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주로 예배 전후에 양해를 얻어 설명했는데, 엘파소의 한 교회에서는 목사가 직접 예배 도중에 우리의 프로젝트를 언급해주기도 했다.
인식개선을 위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모금활동은 하지 않았다. 모금활동을 하면 프로젝트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아 대부분 개인 경비를 사용했다.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밥 한 끼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길을 알려주거나 홍보처를 알려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러한 도움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Q.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도착한 지역에서 홍보를 못하게 된 경우가 제일 힘들었다. 오후 세시쯤 마을에 도착하면 언론사가 기사를 마감하는 시간이 되어 프로젝트를 알릴 수 없었. 그럴 때마다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릴 기회를 놓쳤다는 게 가장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
 
Q.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에피소드가 있나?
고된 라이딩을 마치고 머물게 된 숙소의 호스트가 장애인이었다. 그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장애인이지만 핸드사이클링 미국 대회 5연승 우승자이자, 2002년 세계 우승자였다. 몸이 조금 불편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존경스러웠다. 그는 우리가 떠날 때 우승 메달의 리본을 잘라서 나눠주었는데 긍정적인 기운의 징표로 들고 다닌다. 리본을 볼 때마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다녀온 후에 달라진 점이 있나?
나에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내가 관심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더더욱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
다만, 사회문제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미국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이 속한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여성인권의 문제라고 알게 되고 몰랐던 사실에 대해 미안해한다.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며 분노하기도 하고 관심을 가지는 수준을 넘어서 동행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런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대부분 내가 처한 삶을 살아가는데 집중할 뿐,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나부터도 그랬다. 이 프로젝트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한 관심은 나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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