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영장류인 보노보, 오랑우탄, 침팬지와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가? 인간과 유전자적으로 99% 일치하는 침팬지와 구별되는 1%의 차이를 과학자들은 뇌와 머리뼈의 생성 순서에서 찾았다. 인간은 뇌의 크기를 최대한으로 키우고 머리뼈를 닫는데 반해, 침팬지는 머리뼈를 만들고 그 속에 뇌를 채운다. 그 1%의 차이가 호모 사피엔스를 지배종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이 든다. 머리뼈가 닫히는 생후 24개월이 지나면 인간의 뇌는 성장을 멈추는 것일까? 우리는 경험으로 이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다. 학교 교육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활동은 우리의 뇌를 성장시킨다. 뇌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레히티는 신체 운동을 통해 뇌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물질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수치를 증가시키고 이것이 신경세포의 새로운 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뇌성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학습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운동 후 학습이 없다면 성장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독서는 그 활동 하나만으로도 뇌 성장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뇌를 성장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독서를 한다는 것은 현대인의 삶에서 쉽지 않은 일들 중의 하나이다.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사람들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고(26.5%), 다른 매체나 콘텐츠 이용하느라(26.2%) 독서를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콘텐츠 기반의 서비스의 성장은 독서시간 감소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독서를 하고 우리의 뇌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 그 시작은 뇌는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스스로 신경회로를 바꾸는 능력, 즉 뇌의 가소성을 믿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쓰지 않으면 기능을 상실한다. 그렇지만 뇌를 사용하면 할수록 더 똑똑해진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캐롤 드웩은 연구를 통해 뇌의 가소성에 대한 믿음을 가진 아이들의 성적은 향상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성적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 ‘뇌의 가소성’에 대한 단순한 믿음 하나로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이 이 믿음을 갖기를 원하는가이다. 당신은 변화되기를 원하는가? 당신은 당신의 뇌가 성장하기를 원하는가?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라는 말로 인간, 즉 사피엔스들의 욕망과 그 실현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신이 뇌를 성장시키면서 변화, 즉 성취를 얻고자 한다면 욕망하기를 바란다. ‘나는 책을 읽고 싶다.’
박성재(크리에이티브인문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