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개교 50주년 기념 자기개발 특별장학금(이하 특별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학기의 경우, 특별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등록·이수 학점별로 차등 지급되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특별장학금은 12학점을 수강하는 학생에게 지급되는 10~15만 원부터, 6학점을 수강하는 학생은 120~150만 원까지 적은 학점일수록 많은 등록금을 되돌려 받는 형식이다.
이 때문에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특별장학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1학기와 달리 2학기에는 휴학 후 복학하는 학생을 위한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 ‘소득분위에 따른 지원이 사라졌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특별장학금이 ‘오고 싶은 대학, 머물고 싶은 대학’이라는 슬로건의 일환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중도탈락률’을 줄이기 위해 수강학점만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중도탈락률이란 재적학생 중 미등록, 학사경고 등의 이유로 제적되거나, 자퇴한 학생의 비율을 의미한다. 대학평가에서 비중 있는 ‘재학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선 이러한 중도탈락률을 관리해야 한다.
성적·소득분위와 같은 기준이 아닌 학생이 학교에 등록했다는 이유만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특별장학금은 취업 및 자격증 준비 같은 자기개발을 학업과 병행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등록하게 한다. 학생의 자기개발을 위한 다른 방안 대신 단순히 수업을 적게 수강하게 함으로써 중도탈락을 막는 조치다. 적은 학점을 듣더라도 재학 인원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수생’의 휴학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볼 여지도 다분하다. 혹여나 반수에 실패할 경우,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학점이 부족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아주 솔깃한 제안이다.
개교 50주년을 맞이해 본교가 장학금을 마련한 취지는 좋았으나 중도탈락을 막기 위한 학교의 의도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대학이 진정으로 학생이 머물고 싶고,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자 했다면 중도 취업자 혹은 자기개발을 원하는 학생에게 필요한 수업과 특강을 개설하는 등의 다른 방안을 마련하는 건 어땠을까.
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