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느껴지는 온 몸이 휘청거리고 어지러운 증상, 경험해본 적 있는가? 이는 갑작스럽게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근래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5년 13,803명에서2019년 21,501명으로 4년 새 50% 넘게 증가했다. 그렇다면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몸은 갑자기 기립하게 되는 경우, 중력에 의해 혈액이 일시적으로 몸의 하부로 쏠리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은 신체 하부의 정맥과 동맥의 순간적으로 피를 쥐어짜 심장으로 피를 보내는 수축 작용을 한다. 그러나 상기한 과정이 둔하게 작동될 경우, 잠깐 동안 신체는 혈액을 머리까지 보내지 못해 뇌의 혈류량이 감소하게 된다. 뇌 혈류량이 감소하면 시신경을 담당하는 후두부에도 혈액이 온전히 전해지지 못한다. 이때 시야의 문제로 인해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것이 기립성 저혈압이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에 대해 진은선(경희대학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혈압이 낮아지면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고, 특히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기립성 저혈압, 위험할까? 사실 기립성 저혈압은 질병이 아닌 일시적인 증상에 불과하다.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시혁(서울대학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오히려 혈압이 높으면 그 혈압만큼 사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위험하지만, 저혈압은 불편해도 위험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증상이 있더라도 약물치료가 권고되지 않는다. 기립성 저혈압에 사용되는 약물은 주로 혈압이나 맥박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박창범(경희대학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교수는 “부작용이 많아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적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누워 있었다면 앉고, 앉고 나서 일어설 때는 한 손으로 짚고 천천히 기립하는 것이다. 김원(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장시간 쪼그려 앉아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술회했다.
탄력스타킹을 착용해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는 것도 증상 빈도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다. 이와 함께 혈압을 상승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염분 섭취를 증가시키는 예방법이 존재한다. 이에 관해 박 교수는 “유증상자가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적정량의 소금 또는 스포츠 음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박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