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무나’ 필라테스 지도자를? (한성대신문, 583호)

    • 입력 2022-11-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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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11-07 07:38

몇 년 사이 청년층에서 인기가 급부상한 운동이 있다. 바로 '필라테스'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20대가 평일에 희망하는 여가활동의 스포츠 참여활동 중 ‘필라테스 및 요가’가 2016년 8.8%에서 2021년 13.9%로 증가했다. 청년층 사이에서 필라테스는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고 체형교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구혜경(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른 운동과 달리 필라테스는 근육 강화와 함께 몸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어 셀피, 즉 ‘자가촬영사진’에도 도움이 돼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정경화(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운동치료학과) 교수는 “필라테스 센터의 존재 유무가 상권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면, 필라테스가 젊은 층의 관심 영역이 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조셉 필라테스(Joseph Plates)'가 개발했다. 그의 운동법은 처음에는 ‘조절학(Contrology)’으로 불렸는데, 이후 ‘필라테스’로 명명돼 전세계에 보급됐다. 김현주(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운동치료학과) 교수는 “필라테스는 주로 호흡, 코어근육, 전신의 균형, 의식과 육체의 균형을 중요시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필라테스는 전문성이 있는 강사에게 정확하게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는 다이어트 운동이 아닌 재활치료 운동으로도 기능하기 때문이다. 즉, 인체 구조 해부학, 호흡과 의식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성규(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운동치료학과) 교수는 “필라테스를 해나가며 자신의 몸을 강화해 근력이 약해 발생하는 통증을 제어할 수 있어 해당 운동이 재활의 목적으로 많이 활용된다”고 전언했다. 실제로 전문 의료기관에서도 치료법으로 사용될 정도다. 이창형(부산대학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많은 부분에서 근골격계의 잘못된 점을 치료하기 위해 필라테스와 매우 유사한 치료를 환자에게 적용 중”이라 말했다.

필라테스의 인기를 증명하듯, 최근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의 등록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필라테스’와 관련돼 등록된 연도별 ‘등록 민간자격’은 2011년 1건에서 2020년 187건까지 폭증했다. 이처럼 필라테스와 관련한 자격은 국가가 공인한 ‘공인 민간자격’으 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두 등록 민간자격이다. 이러한 문제는 2015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이 대폭 개편됐으나, 당시 필라테스 자체가 한국에 유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격증 종목 으로 선정되지 못해 발생했다. 등록 민간자격은 일반적으로 미성년자 등과 같은 결격 사유만 없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반면, 공인 민간자격은 일정 자격을 갖춘 것에 한해 정부의 심의 및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자격을 부여한다.

등록 민간자격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규제가 존재하지 않다 보니, 소비자 사이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일례로 일부 필라테스 등록 민간자격은 단기간에 취득이 가능해, 인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자격을 취득해 강습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 다. 이에 대해 정현아(가천대학교 특수치료대학원 운동치료학과 교수는 “가장 위험한 것은 강사가 현장에서 각기 다른 사람들마다 적절한 자세를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상태로, 단순히 동작만을 암기해 가르쳐 소비자가 상해를 입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는 자격을 발급하는 민간기관이 수입을 목적으로 단기간에 취득 가능한 점을 과시하여, 지도자 자격을 남발해 발생하는 문제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결국 일부 필라테스 지도자는 인체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요구되는 점에도 불구하고, 기초 의학을 충분히 배울 시간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강습을 주도하게 된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박 교수는 “충분한 임상 경험 없이 운동을 잘못 주도했을 때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하는 근육에 무리가 가게 돼 오히려 운동 후에 상태가 나빠진 것을 구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술회했다.

더불어 국회입법조사처의 「민간자격제도의 현황과 개선과제」에 따르면, 일부 등록 민간자격이 공인 민간자격과 혼동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현(이병현 행정사사무소) 행정사는 “자격에 관한 법을 설명하는 『자격기본법』을 접하지 않은 민간인들이 만들기 어렵지 않은 등록 민간자격을, 공인 민간자격처럼 정부의 절차를 거쳐 국가에서 인정해 주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필라테스가 체육시설업에 속하지 않는 자유업종이라는 점에서 피해가 야기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헬스장은 필라테스와 달리 체력단련장업으로 『체육시설법』에 소속되는데, 해당 법 제11조에 의해 체육시설업의 종류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기준에 맞는 시설을 설치하고 유지·관리해야한다. 이와 함께 체육지도자 배치기준과 안전·위생 기준 등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필라테스는 자유업종으로 체육시설법에서 제시하는 제20조 체육시설업의 신고 없이,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이홍주(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기를 얻고 있는 생활 스포츠임에도 체육시설의 종류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 관련 법의 개정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필라테스가 체육시설법에 속하지 않다 보니, ‘체육시설 가격표시제’의 제재조차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체육시설 가격표시제는 서비스 내용과 요금 체계 환불 기준 등을 특정 장소에 표시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제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필라테스 및 요가 관련 소비자 피해는 계약 해지 관련이 91.6%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할인 혜택이나 계약서에 기재된 환급 불가에 대한 조항 등을 이유로 계약의 중도 해지에 대한 거부 등으로 회피한 사례다.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 제공이 사전에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인 것이다.

등록 민간자격으로 운영되는 필라테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격기본법의 개정이 우선 제시 된다.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격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민간자격 등록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정해 갱신하는 방안이 제시돼있다. 관련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정기적인 갱신을 통해 부실한 민간 자격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당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등록 민간자격인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을 공인 민간자격으로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 경우 필라테스 지도자 교육과정의 미흡함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이 공인 민간자격이 되기 위해선 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나,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한 사람이 만들어낸 운동이기 때문에 포괄적인 수준에서 학문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부족해 관련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술회했다.

상술했듯이 현재 필라테스는 연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책적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갈 관련 연구자 및 이해당사자, 정책당사자가 부족한 실태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 마련으로 전문적인 운동으로서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박 교수는 “지속적인 연구 인력 의 배출이 이뤄진다면 필라테스는 충분히 운동적 효과와 운동의 과학적 증명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후 필라테스를 체육시설법에 포함해 체육시설이 행해야 하는 관련 규제에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현아 교수는 “필라테스 또한 분명히 기구를 놓고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체육시설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영애(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섬세한 정책 설계가 돼 있으면 사후적인 피해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필라테스 업계 측에서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아무나’ 필라테스를 창업하는 현태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필라테스 업계에서 대표성이 보장되는 하나의 단체가 설립돼야 한다고 전언한다. 이 행정사는 “국가의 규제를 받는 것을 각오해서라도 제도권에 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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