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 시대를 품은 성북 (한성대신문, 589호)

    • 입력 2023-05-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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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5-08 08:19

한성대입구역에서 나오자마자 볼 수 있는 사거리. 익숙한 도심의 풍경이다. 그러나 조금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 보면, 잠시나마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조선의 고전적인 정취부터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 그리고 가장 익숙한 현대까지. 다채로운 우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성북구 속 명소들로 함께 떠나보자.

이름부터가 ‘성의 북쪽’을 뜻하는 성북구. ‘한양도성’을 빼놓고는 성북구의 명소를 이야기할 수 없다. 도성을 따라 난 길을 걷다 보면, 성벽을 지을 당시 공사 담당자의 이름을 새긴 돌인 ‘각자성석’을 찾으며 옛 왕국의 흔적을 실감할 수 있다. 보문역 인근의 ‘보문사’에서 조선의 역사를 찾아 볼 수도 있다. 옛부터 비구니들의 수행처 역할을 해온 보문사는 조선 왕실의 시주를 받아 법회를 진행하곤 했다. 본교 진리관 인근에 위치한 ‘삼군부 총무당’은 조선 후기의 군사 관청인 삼군부의 청사다. 조선 군대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성북구는 항일운동이 전개되는 장소로 변모한다.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북정마을’은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달동네다. 3·1운동 민족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다수의 문학작품을 남긴 한용운이 1933년부터 1944년 입적할 때까지 살던 마을도 바로 이곳이다. 등하굣길에 무심히 지나다니던 ‘성북천’도 1919년 만세 운동이 벌어졌던 호국의 장소다.

현대에 와서도 성북구는 변함없이 ‘역사의 현장’이었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자주 찾던 요릿집 ‘삼청각’이 성북동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삼청각은 남북협상이 벌어지기도 한, 한국 현대사의 증거가 되는 장소다. 오늘날의 삼청각은 국악 공연과 우리 고유의 미술 전시 등을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성북구 곳곳에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명소가 많다. 주위로 시선을 돌려 상기한 장소들을 방문해 보고, 그 시대의 분위기에 물씬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박희진 기자

[email protected]

신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한양도성 낙산구간

▲보문사의 모뵤탑

▲조선의 국방을 총괄하던 삼군부 총무당

▲내려다본 북정마을 전경

▲맑게 흐르고 있는 성북천

▲삼청각 내 청천당의 외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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