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어야 한다. 언론의 가장 큰 역할이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고, 그러려면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기자로서 밥 먹듯 해낸 일 역시 ‘쓰기’가 아닌 ‘듣기’였다. 신문사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의 이야기를 먼저 듣겠다는 다짐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구성원의 목소리가 담긴, 구성원의 권익을 위한 신문을 만드는 경험은 기자로서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충분했다. 본교 소방안전 관리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한 적이 있었다. 몇 가지 문제상황을 발견했지만, 취재가 시작된 이후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또한 학내 장애인화장실의 설비가 관련 법령에 따른 규격에 맞지 않는 부분을 일부 발견했었고, ‘보완하겠다’는 대학본부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계기들이었다.
언론이 변화의 핵심으로서 기능하려면, 문제의식이 담긴 보도를 이어나가야 한다.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찾아 문제상황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알려야 변화를 이끌 수 있으니 말이다. 분명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가 중심이 되는 신문을 만들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이러한 기사의 밑바탕에는 결국 구성원의 이야기를 최우선으로 듣는 태도가 전제돼 있다. 구성원에게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다른 이에게서 찾을 수 없지 않은가. 구성원의 이야기를 먼저 듣겠다는 다짐을 누차 되새길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필자는 다음 학기부터 본사의 편집국장이 된다. ‘듣기’라는 언론의 첫 번째 역할에 충실해, 문제의식이 뚜렷한 기사를 발행하고 싶다. 이를 통해 변화를 이끌고 독자의 생활에 보탬이 되는 신문을 만드는 것이 목표 중 하나다. 본질을 충실히 지키다 보면 어느새 본교의 발전에 앞장서는 언론이 돼 있을 것이다. 수많은 전환의 첫 단추가 될 앞으로의 <한성대신문>을 기대해도 좋다.
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