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김대식의 빅 퀘스쳔』
저자 : 김대식(카이스트 전기전자과 교수)
출판사 : 동아시아
출판일 : 2014. 12. 3
책소개 : 『김대식의 빅퀘스천』은 뇌 과학자의 눈으로 본, 31가지 철학적 질문들을 소재로 한 책이다. 공학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뿐 아니라 철학과 문학, 사학 등 다양한 인문학적 요소가 버무려져 독자들로 하여금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아침마다 지하철로 등교하고, 컴퓨터로 과제를 하며, 친구들과 스마트 폰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처럼 기계문명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기계문명은 동시에 우리의 일거리를 빼앗아 가기도 한다. 과거에 인간이 하던 일의 상당수는 이미 기계로 대체되었다. 최근에는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화제가 되면서 인공지능이 또 다른 일자리들을 빼앗아 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이 앞으로는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인간을 지배할 것이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인공지능에게 자의식이 생길 거라고 예측조차 안 해봤을 수도 있다.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 책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위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책은 랍비 유다의 골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전달한다. 골렘이 만들어진 목적은 유대인 구원이었고, 골렘은 약한 유대인들을 대신하여 유럽인들을 무찌른다. 여기까지 골렘은 유대인들의 목적을 이뤄주는 좋은 인공지능이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세상을 파괴한다. 이 이야기는 힘과 지능을 가진 기계는 언제든 세상을 파괴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이야기를 본 독자들은 저자가 너무 비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할 수 있다. 저자가 책 속에서 인간을 인공지능에 비해 나약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인류멸망의 원인 TOP10에 인공지능의 발달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공지능의 위험성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주제다. 당장 인공지능을 상대로 바둑경기에서 패배를 한 모습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다.
1차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기계가 그들의 일거리를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어느새 기계는 서비스업까지 진출했고, 노동자들이 또다시 기계를 파괴하게 되는 신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직업대결에서 패배하고 있는 인간이 미래에도 계속 인공지능을 거느릴 거라고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저자가 비관적인 관점으로 책을 서술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발달에 비해 낮은 인간의 의식을 더 고양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바둑경기에서도 인간이 한 번의 승리를 거두었고, 아직까지 인공지능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인간만의 능력이 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며 또 다시 인공지능의 발전을 방관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인간의 발전 속도를 뛰어넘는다. 구글은 계속해서 완벽한 승리를 이룰 알파고를 개발할 것이고, 또한 인간만이 가진 능력을 거뜬히 해내는 인공지능을 계속 연구할 것이다. 인간의 방관이 계속 이어진다면 새로운 인공지능에게 인간은 또 다시 무력한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아직도 SF소설 속 이야기가 먼 훗날의 이야기 같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인공지능의 위험성에해 간단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조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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