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운 오리 새끼는 백조가 될 수 있을까 (한성대신문, 518)

    • 입력 2016-11-07 13:04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은 미운 오리 새끼이다.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은 고작 6030원에, 방학내내 영어학원과 자격증 취득에 매달려도 취업은 바늘구멍에 낙타가 지나가는 꼴이다. 국회에는 실현될지조차 미지수인 청년 일자리 정책들이 난무했고, 정부는 한 없이 높은 등록금은 외면한 채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낮췄다고 생색을 냈다. 이러한 바쁜 삶의 틈바구니에서 한숨이라도 쉬려고 하면, 요즘 젊은 애들은 엄살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일쑤다. 청년수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다수의 기득권자들은 혈기왕성할 때 고생도 해보는 거라며 탐탁지 않은 반응들이었다.
여지껏 나는 청년들이 미운 오리 새끼가 되기를 자처했다고 생각했다. 이 시대의 모든 청년들이 투표일은 곧 공휴일이라 여기고, 사회문제는 관련 없는 것이며, 당장의 취업, 스펙에 눈이 멀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6개월간의 사회면 기사를 취재하면서 이 생각이 누군가 정립해놓은 편협한 시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년들이 사회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사회가 청년들에게 무관심한 것이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청년들은 더 나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열정을 쏟아냈다. 청년 일자리 정책 취재 중 청년인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필요하며, 우리 스스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청년수당 취재를 통해서 청년들이 그들의 손익만을 고려해서 정책을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청년과 더불어 기득권자들이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누군가에게는 미운오리새끼로 비춰지고 있지만, 그들은 이렇게 백조가 될 날갯짓을 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득권자들은 닫힌 귀를 열지 않은 채, 이 사회의 문제를 청년에게 떠넘겼다. 청년 스스로 우리는 사회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여기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사회곳곳에는 나름의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이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 청년인 서로를 응원하고 이해하며 진정한 이 사회의 백조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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