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동연 통해 안건 전달 시, 논의 가능하다”
2023학년도 1학기 동아리활동 평가(이하 동아리평가) 결과가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지난 25일 안내됐다. 각 정동아리(이하 동아리)의 등급이 공지됐으나, 등급을 결정 짓는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평가의 기준과 방법 또한 ‘과외활동지도위원회’가 ▲대·내외활동실적 ▲동아리관리 ▲행사참여도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내용만 공개돼, 구체적인 기준은 알 수 없었다. 동아리평가의 세부기준은 각 동아리에도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과정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동아리는 세부사항이 각 동아리에 공지되고, 이의신청 과정이 신설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본부(이하 본부)는 동아리들이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를 통해 세부사항 공개와 이의신청 과정 신설에 대한 안건을 전달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아리평가는 학생지도위원회의 분과위원회인 과외활동지도위원회가 매 학기마다 본교 39개의 모든 동아리를 평가하는 제도다. 학생처장과 과외활동 지도교수 대표 5인, 학생장학팀장이 소속된 과외활동지도위원회는 각 동아리별 점수를 먼저 책정하고, 그 점수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공연예술분과 ▲학술분과 ▲체육분과 소속의 동아리 중 분과 내에서 점수가 가장 높은 2개 동아리와 ▲종교분과 ▲평면예술분과 ▲취미봉사분과 소속 동아리 중 분과 내에서 점수가 가장 높은 1개 동아리가 A등급을 받는다. A등급에 들지 못하고 점수가 9.0점 이상인 동아리가 B등급, 6.0점 이상 9.0점 미만 동아리는 C등급, 6.0점에 미치지 못한 동아리가 D등급이다. 점수는 16점 만점이다.
평가등급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지거나 동아리 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A등급을 받은 동아리에는 학기별로 65만 원, B등급과 C등급에는 각각 50만 원과 45만 원이 차등으로 지급된다. D등급을 받은 동아리는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두 학기 연속 D등급을 받은 동아리는 제명된다.
일부 동아리는 평가에 관한 세부사항이 공개되지 않는 현황에 대해 개선을 바랐다. 엄성호(사회과학 2) ‘IVF’ 회장은 “매 학기 동아리평가 때마다 동아리평가의 감점요인이나 보충할 항목의 예시와 같은 세부적인 결과들이 함께 통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은정(AI응용 2) ‘H-LEP’ 전 회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등급이 낮게 나와 문의했을 때, 항목별 점수와 어떤 항목에서 점수가 부족했는지에 대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며 “어떤 점이 부족해서 점수가 깎였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본부는 평가 세부사항에 대한 문의가 접수되면 항목별 점수와 총점을 공개하고 있다. ▲교내·외 동아리 활동 실적 ▲동아리방의 청결도 ▲생활수칙 준수 정도 ▲행사 참여도 등 5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평가항목표에 의거해, 각 동아리가 항목별로 얻은 점수와 총점을 전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부사항 공개를 요청한 동아리가 없었기에, 위와 같은 안내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구현(학생장학팀) 조교는 “평가항목에서 낮은 점수가 나온 항목을 살펴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조언 등을 전한다”며 “동아리평가 세부항목 점수는 동아리들의 개별정보이기에 문의하기 전에는 따로 안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부는 각 항목별 세부기준의 공개가 필요하다는 안건이 동연을 통해 본부로 전달되면, 공개를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태민(학생장학팀) 부팀장은 “관련한 안건이 정식으로 본부에 전달되면, 본부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동아리는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가 마련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현재 평가의 세부사항을 안내 받을 수 있는 문의만 가능하며, 재평가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이의신청 과정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안 전 회장은 “이의신청이 없는 현재는 각 동아리가 동아리평가에 대해 민주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공적인 자리가 부재하다”며 “이의신청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조성혁(사회과학 2) ‘경제학연구회’ 회장은 “동아리 이의신청 절차가 이뤄진다면 동아리 운영진의 입장에서는 보다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의신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에 대해서도 동연을 통해 안건을 제출하면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 다른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정식 안건 제출 과정이 선행돼야 본부 차원의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 조교는 “동아리 안에서 의견을 취합해 이의신청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공문을 제출하면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연 측은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전동대회)에서 동아리가 불편 사항을 본부에 전달하자는 안건을 내놓으면, 전동대회 표결을 통해 안건 전달 여부를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수연(기계전자 4) 동연회장은 “다음 달에 진행될 전동대회에서 구글폼으로 불편 사항에 대한 건의를 받을 예정”이라며 “그때 세부기준 공개나 동아리평가 이의 신청 등의 사항이 제시되고 과반의 동아리가 원한다면 안건을 본부에 전달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