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언론에게 봄이 오기는 올까요 (한성대신문, 592호)

    • 입력 202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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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9-18 00:00

누구에게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 언론사에게는 정권을 비판한 언론인에게 부당한 징계가 내려지게 하고, 정권과 성향이 다른 언론인을 찾아내 퇴출할 대상으로 정해놓고는 이를 ‘인적쇄신’이라 칭하던 시절이 그러하다. 그 시기가 점점 다시 돌아오고 있는 듯하다.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되면서 현 정부가 언론 장악을 시작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니 말이다.

이 위원장 취임 이전부터 현 정권은 언론 장악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었다. 첫 타겟은 공영방송이었다. 지난달 14일, 한국방송공사 KBS의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됐다. 뒤이어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도 시도했지만, 법원이 해임 처분에 효력정지 선고를 내려 좌절됐다. KBS·MBC 두 공영방송 사장의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자리를 모두 정권의 ‘입맛’에 맞추려는 시도다. 이미 KBS 이사회는 김의철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한 상태다.

이 위원장 취임이 언론 장악을 가속화시키는 모양새다.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 위원장은 가짜뉴스를 만드는 언론사를 한번에 폐간할 수 있다며,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언론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대한민국헌법』 제21조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행정부가 언론사를 폐간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한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사의 팩트 체크 시스템을 검증하는 등, 직접적인 행정력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검열이 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표현물 검열의 또다른 형태인 것이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주요 역할을 제약할 우려가 크다.

기성언론의 활동이 바로 서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대학언론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대학언론의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칠 때 기성언론이 모범과 표본이 될 만한 사례가 되기 어렵다. 앞으로 펼쳐질 ‘가시밭길’을 함께 걱정해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은 본질을 지키는 것이다. 언론의 본질이라 함은 사실을 전달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다. 언론이 가장 걱정해야 할 존재는 독자라는 말이 있다. 본질을 지키며 사실을 전달하고, 학내 구성원의 눈과 귀가 될 때, 독자의 관심도 오롯이 우리의 것이 된다. 독자의 관심은 곧 언론이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게 하는 도화선이다. 기성언론과 대학언론이 아무런 걱정 없이 독자 생각만 하며 기사를 작성할 그 날을 기다리겠다.

정상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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