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자존감 올리기’에 관한 고찰 (한성대신문, 598호)

    • 입력 202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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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4-01 00:00

나는 한때 자존감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스스로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을까 궁리했었다. 작년 11월 방송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108회를 우연히 보게 됐다. 의뢰인으로 등장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엔조이 커플’의 손민수는 시도 때도 없이 느끼는 불안감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는데 그 장면이 인상 깊었다. 함께 출연한 그의 연인인 임라라는 이에 “민수가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민수한테 잘한 걸 칭찬하면 부정한다. 불안감을 느낄 때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민수의 고단함이 꽉 닫힌 문에서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런 모습에서 한때 낮은 자존감이 큰 고민이자 걱정거리였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자존감 올리기’가 비단 나만의 고민이 아닌 듯하다. 서점에 가면 자존감에 관한 도서들이 수두룩하고, 유튜브를 보면 자존감에 관해 말하는 영상들이 수없이 많다.

나는 최근까지 자존감의 정확한 정의를 모르고 있었다. ‘자존감 올리기’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자존감과 자주 혼동하는 개념은 자신감과 자존심이다. 자존감이란 자아존중감과 같은 용어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신감이란 자기신뢰감을 뜻하며 ‘뭔가를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고, 자존심은 타자존중감과 같은 말로 ‘타인에게 존중받고자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이제 자존감의 정확한 정의를 알게 됐다. 다음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4 용지 한 장에 앞뒤로 나의 장점과 단점을 천천히 적어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적어 보는 것이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만큼 자신을 사랑하기 좋은 방법이 없다. 나에 대해 알아봤다면 타인의 반응에 덜 민감해질 수 있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건 바로 ‘나’라는 믿음에서 오는 안정감이 타인의 무조건적 비판을 가볍게 털어낼 수 있게 만들고, 이미 알고 있는 자신의 단점이라면 거부감 없이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 올리기에 너무 급급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존감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너무 모호하고, 사람마다 정의 내리는 것도 다양하다. 이런저런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나에게 애정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마다 다 자신만의 세상이 있고, 나만 아는 내 세상에서 오래도록 사랑을 품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채지우(사회과학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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