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악플, 그 불씨를 끄기 위해 (한성대신문, 599호)

    • 입력 2024-04-22 00:00
    • |
    • 수정 2024-04-22 00:00

악성 댓글, 흔히 악플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악플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언제나 사소한 이유로, 순식간에 그것에 휩싸이게 된다. 어른들에게 살갑게 군다고 호감을 샀던 연예인이 예의 없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러한 악플의 피해자가 연예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평범한 일반인 또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순간 악플의 대상이 된다. 악플을 쓰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이며, 악플이 근절되기는 정말로 어려울까.

악플을 행하는 이들은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한다. 자신이 누군가를 삿대질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며, 누군가를 공격하는 자신의 손가락을 심판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우스운 것은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가리키고 있는 곳으로 나의 손가락을 펼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마어마한 쓰레기 더미에 종이 쪼가리 하나를 버리는 정도의 양심이 따를 뿐이다.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저 본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악플은 익명성을 보장하는 매체들로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매체의 발달로 나의 익명성을 지키는 동시에 남을 공격하는 것이 쉬워졌다. 인터넷에서의 익명성은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악플을 닮으로써 일어나는 결과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매체의 익명성을 이용해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을 공격한다. 하지만 악플의 큰 원인이 되는 익명성이 영원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의 발달로 IP 주소 추적, 디지털 포렌식 등을 이용해 익명 뒤에 숨어있던 악플러를 찾아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악플은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쩌면 모두는 이 마녀사냥의 방관자이며, 혹은 가해자일 것이다. 누군가가 악의로, 혹은 심심풀이로 던지는 불꽃을 막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물을 끼얹어 불꽃을 끌 순 없더라도, 바람을 막아 더 커지려 하는 불길을 막을 순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죄 없는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불길에 휩싸이지 않기를 바란다.

황승민(인문 2)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