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뭉치면 더욱 강해지는 초소형 ‘군집’위성 (한성대신문, 600호)

    • 입력 202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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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05-13 00:00

지난달 24일 국내 첫 초소형 군집위성 ‘NEONSAT(이하 네온샛)’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번 1호기를 기점으로 10기가 추가로 발사돼 2027년에는 11기의 네온샛이 군집의 형태로 활용될 예정이다. 11기의 네온샛은 ▲한반도 지역 이미지 촬영 ▲자연재해 경보 ▲안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네온샛처럼 동일한 임무를 부여받고 지구 궤도를 일정한 간격으로 도는 100kg급 소형 위성 무리를 초소형 군집위성이라 정의한다. 하나의 위성 대신 여러 대의 위성을 동시에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인공위성보다 넓은 지역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조한철(연세대학교 항공우주전략연구원) 교수는 “네온샛은 여러 대가 분포해 한반도를 상시 촬영하고 재난 재해가 발생한 관심 지역을 촬영한다”고 전했다.

네온샛은 주 임무인 한반도 촬영을 위해 주파수 대역인 ‘S 밴드’와 ‘X 밴드’가 활용된다. 네온샛과 기지국이 소통할 때 주파수를 이용하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며 정보를 먼 거리까지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낮은 주파수 대역은 문자 등 용량이 작은 데이터를 전송할 때 사용된다. 반면 주파수 대역이 높으면 이미지 파일 등 용량이 큰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용이하기에 상황에 맞는 주파수를 사용해야 한다.

궤도에 투입된 위성은 기지국에서 내리는 명령을 수신하기 위해 S 밴드를 사용한다. 2~4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S 밴드를 활용해 명령을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다. 위성에 명령을 내리는 코드는 보통 알파벳 등 간단한 문자로 이뤄져 있어 용량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균호(세종대학교 우주항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위성에 임무 수행 명령을 전달할 때 저용량의 문자를 빠르게 보낼 수 있어 S 밴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위성이 기지국으로 사진을 전송할 때는 주파수 대역이 8~12GHz인 X 밴드를 사용한다. 사진 파일은 명령 코드의 문자보다 용량이 크기에 대용량 데이터를 송신하려면 높은 주파수 대역이 효과적이다. 조 교수는 “위성이 촬영한 데이터는 용량이 크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송신할 수 있는 X 밴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네온샛은 오는 2027년까지 10기가 더 발사돼 한반도 주변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1호기 발사는 군집 운영에 앞서 위성의 성능과 관측 영상의 품질 확인이 목적이었다. 최종적으로 2026년과 2027년 각 5기씩 추가로 발사해 군집의 형태를 갖추게 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앞으로 발사될 10기 모두 이번에 발사한 1호기와 동일한 설계가 적용된다”며 “여러 대의 위성이 넓은 지역을 더 자주 촬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네온샛은 어떻게 우주까지 도달할까. 네온샛은 위성이다 보니 독자적으로 우주까지 도달할 수 없어 발사체에 위성을 탑재한 뒤 발사해야 한다. 실제로 1호기의 경우도 뉴질랜드 마히아 발사센터에서 로캣랩사의 일렉트론 발사체에 실렸으며, 이후부터는 누리호에 실려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위성은 발사되면서 두 차례가량의 발사체 분리 과정을 거친다. 발사체가 분리하면서 위성을 목표 궤도까지 보낼 수 있는 추진력도 함께 얻는다. 김해동(경상국립대학교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각 단이 분리될 때 연소를 통해 위성의 속도를 가속화한다”며 “위성은 지구 중력과 별개로 특정 궤도를 설정해 돌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위성이 정상적으로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 응급신호라고 불리는 비콘(Beacon) 신호를 통해 발사 성공 여부를 알린다. 15초간 신호를 보내고 45초 동안 대기하는 과정을 반복해 인공위성은 기지국에 자신이 제대로 동작하기 시작했다고 알린다. 발사 후 기지국에서 해당 신호를 수신하지 못한다면 위성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본다. 김오종(세종대학교 우주항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상에서 비콘 신호를 수신하는 것은 인공위성이 발사체로부터 무사히 분리 후 통신 안테나 전개도 무사히 수행돼 통신이 가능한 상황까지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위성은 지구와 통신하기 위해 적절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안테나가 지구 방향을 향하거나 태양전지판이 태양 쪽을 바라보게 위치해야 원활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사체와 분리되는 과정에서 위성은 엄청난 움직임을 반복한다. 이를 텀블링(Tumbling)이라고 하는데, 텀블링의 정도를 감쇠시켜야 위성의 자세가 안정화돼 임무 수행이 가능해진다. 조 교수는 “위성이 발사체와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텀블링을 감쇠시켜 자세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궤도에 정착한 이후에는 위성의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서 ‘반작용 휠(Reaction Wheel)’과 ‘자기장 토커(Magnetic Torquer)’등이 사용된다. 궤도를 회전하는 인공위성은 지구의 중력 등 많은 요소로 인해 쉽게 흔들린다. 반작용 휠은 인공위성이 흔들리는 방향을 분석해 반대 방향으로 바퀴를 돌려 인공위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치한다. 또한 자기장 토커는 자석 코일로 감긴 원통형 봉 형태로, 기준 축으로부터 비뚤어지면 자기장 토커가 지구의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해 위성의 수평을 맞춘다. 김오종 교수는 “인공위성의 자세 제어는 기지국과의 통신, 목표지향 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계속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네온샛 1호기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와 여러 국내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민간 기업 주도 하에 이뤄지는 우주 산업인 ‘뉴 스페이스’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현(KAIST 인공위성연구소 초소형위성 군집시스템 개발사업) 사업단장은 “네온샛 발사 성공은 국내 우주 산업에 뉴 스페이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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