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구성하는 주체를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흔히 대학사회의 ‘3주체’로 교수와 직원, 학생을 이야기한다. 이는 각 주체가 독립적으로 맞물려서 대학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거부터 이 3주체는 대학의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2015년 본교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를 받았을 때 학생과 교수협의회가 힘을 합쳐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뜻을 전했다. 이후 총장의 사표가 수리돼 이들이 바라던 바를 이뤄냈다. 직원 또한 투표권 확대를 위해 지난해 꾸준히 학교법인 한성학원 측에 목소리를 냈다. 비록 요구사항이 관철되지는 않았지만 대학에 이들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
지금은 교수협의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수회를 전임교원의 대표 기구로 규정하고, 교수회 의장이 총장이 된다는 『한성대학교 학칙』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다. 또한 교수회를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성격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교원 측과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민주적인 절차를 준수하라고 지적했다.
총장은 대학의 운영과 재정, 교육, 인사 등 학내 모든 사항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학 전반을 관리해야 하는 총장이 교수회의 의장이 된다는 것은 교원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다.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의 의장이 총장이라면 전임교원을 대표해서 하는 발언이 곧 총장이 하는 말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민주(民主)사회다. 구성원이 주체가 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교수협의회가 전임교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기능하고 있다. 교수회를 전임교원 대표 기구로 성격을 전환하려 한다면, 교수협의회 측과 충분히 논의한 후 학칙을 개정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총장이 교수회의 의장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교수 측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 의견을 피력할 창구가 사라질 수 있다. 교수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교수가 학교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교수의 장이 총장이라면 교수의 장이 곧 학교의 장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앞으로도 대학 3주체는 서슴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해야 더 나은 대학사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대학 내 각 주체의 자율성 존중이 필요하다. 양질의 대학사회를 맞이하는 첫걸음은 대학 내 각 주체의 독립성 존중이다. 한 사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조성하는 대학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김유성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