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정치와 통계학, 여론조사도 틀릴 수 있다 (한성대신문, 519호)

    • 입력 2016-11-28 15:26
▲16년 미국 대선 결과를 나타내는 지도이다.
지난 미국 대선은 수많은 언론들이 승자로 지목했던 힐러리가 낙선하면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선거 직전까지 미국의 뉴욕타임스, 허핑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NBC 등의 주류 언론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힐러리가 당선될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의 45대 대통령은 힐러리가 아닌 트럼프였다.
정치적인 이슈에서 지지율을 조사해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언론이나 여론조사업체는 여론조사로 얻은 결과를 수치를 통해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 수치를 통해 누가 당선될지 혹은 지지율이 어떻게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론조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여론조사는 통계학을 이용한 표본추출을 사용한다. 표본추출은 관찰자가 조사하려는 집단 전체인 모집단으로부터, 모집단의 특성을 대표하는 표본을 추출하는 방법이다. 표본을 추출하는 이유는 모집단을 다 조사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모집단이 작으면 물론 다 조사할 수 있지만, 여론처럼 모집단이 큰 경우는 보통 표본추출을 사용한다.
표본을 추출해서 조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질문지를 우편으로 보내 답신을 받는 우송법, 직접 만나는 면접법, 전화 조사 등이 있다. 현대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같은 정보 통신 기술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로인해 시간과 비용을 더 줄일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확도 또한 높아졌다.
통계를 이용한 여론조사에는 좋은 점도 있지만 문제점들 역시 가지고 있다. 우선 표본을 추출할 때 모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을 추출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통계를 낼 수 있다. 가령 실제로는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사람이 지지율 조사에 응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처럼 모집단의 표본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여론조사에 피조사자들의 응답이 항상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 때 당선 예측이 실제 결과와 달랐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선거 전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수십 억 달러를 벌어가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해 줘야 하는가등의 막말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런 트럼프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실제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론조사 응답에서는 지지의사를 숨겼다.
이번 미국 대선에 대해 김태중(사회과학대 무역학과) 교수는 기존의 표본조사에서 제대로 표본추출을 못했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한 것 같다자신의 의견을 숨겼던 사람들과 미국의 승자독식체제가 이번 대선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대선을 통해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이 재고되었다. 하지만 통계를 이용한 여론조사는 사회구성원이 사회적 문제나 정책·쟁점 등에 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의견을 계측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도가 높다. 다만 여론조사는 예측일 뿐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이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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