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청년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 (한성대신문, 606호)

    • 입력 2024-12-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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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4-12-16 00:02

형형색색의 ‘아이돌 응원봉’이 국회 앞을 수놓았다. 2030세대 청년층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생긴 변화다. 이들이 이번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참가자 가운데 20대 여성이 18%, 30대 여성이 11%를 차지했다. 집회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촛불과 더불어 응원봉을 흔들며 ‘대통령 탄핵’을 외친다. K팝 음악 가사를 개사해 함께 부른다. 중·장년층도 이에 힘입어 응원봉을 구해서 집회에 나갈 정도다.

2030세대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가는 계엄을 선포하며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지만, 이에 물리적으로 맞서지 않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목소리를냈다. 콘서트 등에서 응원봉을 흔들며노래를 부르던 익숙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이다. 이는 집회참여 연령층을 다양화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층은 불의의 사고를 반복해 겪은 세대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故채상병 사망사건은 그들의 또래 친구와 동료를 잃은 사건이었다. 수백 명의 피해자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참사는반복됐고,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가가 얼마나 무책임하게 청년들을 대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무책임한 국가의 태도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청년들은 거리로 나왔다.

계엄령 선포에 따른 여파도 청년들에게 돌아간다. 국가의 위상이 곤두박질쳤다. 스웨덴 총리의 방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으며 미국,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대한민국을 ‘여행 위험 국가’에 포함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 그에 따른 경제 불황은 더욱 심화된다. 앞으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나무너진 국가적 위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모두 미래 사회의 주축이 될 청년의 몫으로 돌아간다. 대통령직 사수를 위한 이기적인 판단이 불러온 파장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여러 어려움에 둘러싸여있다.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앞으로의 국가 전망도 비관적이다. 와중에 계엄령이 선포되며 경제난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청년층이 짊어져야 할 짐이 하나 더 늘어났다.

청년들이 거리에서 외치는 것은 대통령탄핵만이 아니다. 장애인, 성소수자 차별 등 청년이 처한 문제를 함께 지적한다. 청년의 외침은 더 나은 사회를 염원하는 호소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부르짖는 외침을 대통령은 경청하고 책임져야 한다.

김유성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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