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한성문학상’을 어떤 방법으로 심사해야 이 상의 권위에 맞는 수상자를 고를 수 있을까? 심사위원은 스스로 묻고 답했다. 심사위원은 응모작을 모두 읽고 <폭로> _이정유, <마라톤> _김재헌, <소원의 굴레> _김민상 세 편을 다시 읽으며 본심에 들어갔다.
<폭로>는 서사의 구성이 치밀하고 설득력이 있다. 주제 또한 표절 규명이라는 명분이 확실하다. 실체의 진실과 허상의 거짓이 공존하는 세상 그리기는 얼마든지 뒤집히고 파묻힐 수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밝음과 어둠이 뒤바뀐 현장을 끝내 바르게 잡아 보임으로 사람 양심지수 읽기의 평점을 높였다.
<마라톤>은 젊은 예술혼의 권태와 아픔을 그려보이고 있다. 회사원 정민은 너무도 열정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첫 연인을 떠나보내고, 그림을 하면서 알게 된 두 번째 연인과도 갈등하면서 인내하는 바라봄으로 ‘인생은 하나의 마라톤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로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깨우침에 이른다.
<소원의 굴레>는 창작의 방법이 새롭다. 이 소설은 사이비 신앙의 무대극으로 썼기 때문에 현장감이 매우 높다. 그러나 좀 더 수혁, 소원, 민준의 심리 갈등이 치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세 작품의 내용을 살핀 바 <마라톤>이 밀려나고 <폭로>와 <소원의 굴레>가 각축을 벌였다. <소원의 굴레>보다 <폭로>의 문학성이 조금 더 깊었다. 심사위원은 제39회 한성문학상 수상작으로 <폭로>의 손을 들어주고, 이정유 작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응모한 13인의 예비 작가에게 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상의 시 <오감도> ‘13인의 아이’를 떠올렸습니다. 여러분은 ‘13인의 학생 문사’입니다. 소설을 쓰고 또 쓰기를 당부 드립니다. 그 지속적인 정진이 낳은 어느 소설이 여러분에게 소설가 명찰을 달아드릴 것입니다.
황충상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