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등록금이 동결된 후 한 학기가 지나고 있다. 타 대학에서 줄줄이 등록금을 인상했지만, 본교는 대오에 합류하지 않고 수도권 4년제 사립대학 중 첫 번째로 등록금을 동결했다. 물가 상승 속 재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타운홀 미팅에서도 이창원 총장은 “금년 학교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등록금을 동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이라는 번듯한 포장지 속 내용물은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다.
대학이 등록금에 의해 운영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등록금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본교의 등록금 의존율은 63.3%였다. 본교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2023학년도 대학자체평가보고서」에서 등록금 의존율 경감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실제로 2023년 등록금 의존율은 59.6%로 경감했지만, 이는 50%에 가까운 의존율을 보이는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국인 재학생의 등록금을 동결한 대신, 외국인 유학생의 등록금은 상당 부분 인상됐다. 지난 1월 진행된 2025년 제1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7% 인상이 결정됐다. 『고등교육법』 제11조에서 각 학교의 등록금 인상률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4.35%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지만, 외국인은 인상률 제한 폭은 부재하다. 외국인 유학생이 이 사실을 알 방도가 있을까.
본교는 글로벌인재학부를 글로벌인재대학으로 승격시키고, 잉글리쉬 라운지를 글로벌 라운지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본교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성, 한성으로 모여드는 세계’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상당 부분 인상해놓은 후 외국인 유학생 수를 늘려 수입을 올리려는 속셈으로 보일 여지가 다분하다.
‘2025년 수도권 4년제 사립대학 1호 등록금 동결’이라는 타이틀도 물론 중요하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성을 위한 길목에서, 내국인 재학생 등록금 동결이 큰 의미가 있을까. 외국인 유학생도 구성원이다. 등록금 인상의 흐름에서 등록금을 동결해 대내외적 관심을 받는 것도 좋지만, 진정 등록금 동결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본교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면, 외국인 유학생의 경제적 부담 역시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김유성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