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 “수요가 적은 과목 개설은 어려워”

오는 24일 여름계절학기가 개강한다. 계절학기는 하계방학 또는 동계방학 중에 개설되는 학기로, 정규학기 중 수강하지 못한 수업을 듣거나 미리 학점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을 위해 열린다. 본지에서는 계절학기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및 의견을 듣고자 ‘계절학기 학생 만족도 조사(이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진행됐으며, 본교 재·휴학생 및 졸업생 등 총 188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희망개설강좌 설문조사 만족도, 수강신청 만족도, 성적이의신청 만족도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들로 이뤄졌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계절학기를 수강한 적이 있거나 계획한 학생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귀하는 계절학기를 수강한 경험이 있거나, 수강을 계획한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예(42.6%)’, ‘아니오(57.4%)’응답이 집계됐다. 계절학기 수강을 계획하지 않은 이유로는 ▲방학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39.8%) ▲수강하고 싶은 강좌가 개설되지 않아서(36.1%) ▲계절학기 수강료가 비싸서(28.7%) 등이 꼽혔다. 이건형(기계전자 2) 학생은 “계절학기의 뚜렷한 이점을 느끼기 어렵고, 학교 측의 구체적인 안내도 부족해 수강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계절학기를 수강한 학생 80명 중 계절학기 희망개설강좌 설문조사(이하 희망강좌조사)는 절반 이상의 학생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희망강좌조사는 매년 4월과 10월에 약 일주일 동안 실시된다. ‘계절학기 희망개설강좌 설문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예(53.8%)’, ‘아니오(46.3%)’ 응답이 도출됐다.
희망강좌조사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 학생과 불만족 학생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계절학기 희망개설강좌 설문조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8.8%)’, ‘만족(25.0%)’, ‘보통(42.5%)’, ‘불만족(17.5%)’, ‘매우 불만족(6.3%)’의 응답이 기록됐다.
희망강좌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공·교양과목을 전부 고를 수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만족 이유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전공·교양과목을 모두 선택할 수 있어서(48.1%)’, ‘희망강좌조사 시행 시기가 적절해서(44.4%)’ 등이 꼽혔다. 최진호(컴공 4) 학생은 “희망강좌조사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교과목의 선택 범위가 넓다는 점이 이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희망강좌조사 불만족의 사유로는 신청한 과목이 실제로 개설되지 않은 점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불만족의 이유로 ‘희망강좌조사에서 신청한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서(63.2%)’, ‘희망강좌조사 기간이 짧아서(31.6%)’ 등이 존재했다. 유현서(컴공 4) 학생은 “희망강좌조사에서 전공필수 교과목을 신청했지만 개설되지 않아 불만족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희망강좌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조사 기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관련 안내를 충분히 받지 못한 점을 불만족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희망강좌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는 ▲희망강좌조사 기간을 인지하지 못해서(59.5%) ▲희망강좌조사 관련 안내나 공지를 받지 못해서(59.5%) ▲희망강좌조사가 실제 강좌 개설에 반영되지 않을 것 같아서(13.5%) 등이 지목됐다. 황유림(컴공 2) 학생은 “희망강좌조사 관련 안내 공지를 받지 못해 희망강좌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서현(AI응용 2) 학생은 “학과의 전공과목 자체가 개설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 희망강좌조사에 불참했다”고 덧붙였다.
응답자들은 계절학기 수강신청과 관련해 대체로 보통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계절학기 수강신청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11.3%)’, ‘만족(30.0%)’, ‘보통(37.5%)’, ‘불만족(10.0%)’, ‘매우 불만족(11.3%)’의 응답이 도출됐다. 만족의 이유로는 정규학기에 비해 계절학기 수강신청이 용이하다는 점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절학기 수강신청에 대해 만족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정규학기 수강신청보다 쉬워서(57.6%)’, ‘수강취소 및 수강료 반환이 허용돼서(30.3%)’ 등의 의견이 집계됐다. 김동하(IT 1) 학생은 “정규학기와 달리 계절학기는 모든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손쉽다”고 말했다.
계절학기 개설 강좌에 대한 만족도는 긍·부정 응답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강좌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7.5%)’, ‘만족(23.8%)’, ‘보통(36.3%)’, ‘불만족(20.0%)’, ‘매우 불만족(12.5%)’의 응답이 나타났다.
만족한 학생들은 정규학기에 비해 계절학기 강좌 수강이 수월하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지목했다. 만족 이유로 ‘정규학기 강좌보다 수강이 쉬워서(44.0%)’, ‘선택할 수 있는 강좌 수가 많아서(36.0%)’ 등이 존재했다. 정의성(사회과학 4) 학생은 “계절학기는 정규학기보다 교수자의 수업 진행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답했다.
불만족 학생들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강좌 수가 적은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선택할 수 있는 강좌 수가 적어서(92.3%)’, ‘정규학기 강좌보다 수강이 어려워서(30.8%)’ 등이 꼽혔다. 유 학생은 “전공필수 과목은 계절학기에 거의 개설되지 않다 보니 불편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계절학기 개설 과목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과반 이상의 학생들이 불만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의 다양성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불만족(35.0%)’, ‘매우 불만족(16.3%)’으로 집계되며 총 51.3%의 학생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의 이유는 ‘학기 중에 수강하지 못한 과목이 계절학기에 개설되지 않아서(70.7%)’, ‘일부 단과대학의 전공과목만 개설돼서(68.3%)’ 등이 지목됐다. 이서현 학생은 “IT공과대학 위주로 계절학기 과목이 개설되다 보니 타 단과대학 학생들은 계절학기를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고 전했다.
계절학기 전공 선택 범위에 대한 불만사항의 타당성을 묻는 문항에 있어서는 대다수의 학생이 타당하다고 답변했다. 교양필수 과목으로 교과목이 주로 구성되며 선택필수교양 및 전공 교과목이 부족하다는 점이 불만의 주된 이유였다. ‘계절학기 전공 선택 범위에 대한 불만사항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 ‘예(83.8%)’, ‘아니오(16.2%)’의 응답이 집계됐다. 타당하다는 의견 중에서는 ‘교과목 선택권이 극히 제한돼 있으므로(73.1%)’의 응답이 가장 많았다.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보완적 수단인 계절학기의 교과목 수가 제한적인 것이 당연하므로(69.2%)’의 응답이 가장 많이 기록됐다. 황 학생은 “계절학기 교과목 선택권이 제한돼 있는 점은 학생들의 트랙 선택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강좌 다양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전공과목 필수 지정, 과목 폐강 기준 완화 등의 의견을 표명했다.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강좌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단과대학별 전공과목을 필수적으로 지정한다(53.8%)’, ‘과목 폐강 기준을 완화한다(52.5%)’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 학생은 “단과대학별로 전공과목이 1개 이상씩 개설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학생들의 수요가 적은 과목은 개설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계절학기제에 관한 세칙』 제4조에 따르면 개설 과목 중 수강신청자가 전공과목 10인 미만, 교양과목 15인 미만일 경우에는 개설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박용훈(학사지원팀) 팀장은 “폐강되는 강좌는 학생들의 수요가 1~2명에 불과해 폐강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수요가 기준에 부합하면 전부 개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계절학기 교과목 개설의 지표가 되는 희망강좌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공지사항뿐만 아니라 문자를 통한 안내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팀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게끔 희망강좌조사 관련 문자 발송 등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계절학기 수강료에 대해서는 만족 학생에 비해 불만족 학생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학기 수강료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3.8%)’, ‘만족(12.5%)’, ‘보통(45.0%)’, ‘불만족(30.0%)’, ‘매우 불만족(8.8%)’의 응답이 도출됐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수강료가 비싸서(96.8%)’, ‘수강료 환불이 어려워서(19.4%)’ 등이 있었다. 정 학생은 “수강료 납부 기간이 짧은 상황에서 1시간당 8만 원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생긴다”고 답했다.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수강료가 강사료 등 계절학기 운영에 필요한 별도 지출에 사용된다는 입장이다. 박 팀장은 “계절학기는 추가적인 강사료 지출로 인해 학생들의 수강료뿐만 아니라 학교 측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계절학기 수업기간에 대해서는 만족 학생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절학기는 정규학기 종강 후 3주 동안 진행된다. ‘계절학기 수업기간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8.8%)’, ‘만족(38.8%)’,, ‘보통(40.0%)’, ‘불만족(8.8%)’, ‘매우 불만족(3.7%)’의 응답이 존재했다. 만족의 이유로는 ‘수업기간이 적당해서(92.1%)’, ‘수업 진도를 원활하게 따라갈 수 있어서(23.7%)’ 등이 있었다. 최 학생은 “계절학기 수업은 매일 진행되다 보니 전날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쉬운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계절학기 성적이의신청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도 만족 의견이 불만족 의견보다 소폭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학기 성적이의신청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만족(5.0%)’, ‘만족(27.5%)’, ‘보통(53.8%)’, ‘불만족(8.8%)’, ‘매우 불만족(5.0%)’의 수치가 기록됐다. 만족의 이유로는 ‘성적이의신청 기간 안내가 잘 이뤄져서(53.8%)’, ‘교수자가 성적이의신청을 빠르게 반영해서(46.2%)’ 등이 지목됐다. 최 학생은 “시험이 끝난 후 담당 교수자가 계속해서 성적이의신청 기간을 공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계절학기 희망강좌조사 또는 수강신청 기간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희망강좌조사 시행 시기를 앞당기고 이를 토대로 수강신청을 포함해 전체적인 계절학기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전했다.
박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