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언제까지 회피하실 건가요 (한성대신문, 622호)

    • 입력 2026-05-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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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5-11 00:01

본교 계약학과인 뷰티매니지먼트학과의 재학생이 산업체 재직 과정에서 각종 피해를 호소했다. ▲시간 외 근무 ▲임금체불 ▲등록금 상납 요구 ▲폭언과 부당지시 등이 이에 해당했다. 학생들은 대학본부와 교수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토로했다.

본지 취재 결과 실제 피해 정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계약학과는 『계약학과 관리·운영 규정』에 따라 대학과 산업체가 운영·관리하며 산업체가 학생의 교육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등록금을 일부 분담하는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산업체가 부담해야 할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대표 개인 계좌로 송금하도록 요구한 정황이 확인됐다. 임금체불, 폭언, 서류조작 등의 부당지시도 제기됐다. 학생들에게 계약학과는 배움의 현장이라기보다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소나기를 홀로 맞아야 하는 공간에 가까워 보인다.

대학본부의 대응은 학생들을 더욱 막막하게 만들었다. 피해 학생들은 대학본부와 교수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과에서는 산업체에서 관리돼야 할 일이기에 무관하다며 학생들에게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이번 문제가 결코 일회성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본지 취재 과정에서 대학본부는 해당 대응이 학과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꼬리를 잘랐다.

혹자는 대학본부가 행정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계약학과의 본질은 ‘현장 연계 교육’이지 ‘위임된 방치’가 아니다. 대학이 교육 환경을 함께 책임진다는 전제가 무너진다면, 대학은 결국 단순한 학적 관리 기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대학의 대응은 학생 보호보다 책임을 면피하는 데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을 정도다.

산업체와 학생 사이의 문제라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두기에는, 대학은 이미 학생을 해당 산업체로 보낸 당사자이다. 학적 유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을 보호한다는 책임 자체를 이행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폭언과 부당대우,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제기했을 때 대학이 최소한 학생의 상황을 확인하고 보호 절차와 대응 방향을 안내했어야 하지 않을까.

문제가 터진 뒤 뒤늦게 절차를 정비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학생이 위험을 호소하는 순간 최소한의 안내라도 제공하고, 가장 앞에서 학생을 보호하는 것. 그것이 본교가 끝내 외면해서는 안 될 관리와 지원의 책임이다.

이승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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