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성대학교 학칙』 (이하 학칙) 개정이 학생과의 협의 없이 단행됐다. 개정된 학칙은 단과대학과 트랙·학과(부)의 명칭 변경, 학사구조개편, 주·야간 입학정원 조정 등 학생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항이었다. 이중 디자인대학(이하 디대)은 AI디자인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미래플러스대학과 글로벌인재대학 역시 AI를 중심으로 학과가 통폐합되는 등 학사구조개편이 이뤄졌다.
대학본부의 독단적인 결정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혼란과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해당 사실을 접한 후 디대 학생회 ‘라이트’는 학부 명칭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학생들도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디대 및 관련 학부생 42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약 95%를 차지했다. 학생회가 없는 미래플러스대학과 글로벌인재대학 학생들은 학내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등에 정보를 수소문하며 발을 굴릴 뿐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개편이 본교의 AI 중심 사업 기조에 치중됐다는 점이 뼈아픈 지점이다. 본교 자체적으로 AI 융합 교육과정 개편을 지원하자 각 단과대학이 이를 수용하며 빠르게 추진된 것이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대학본부는 학칙에 개편 사항을 우선 반영한 뒤 세부 사항을 추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학생이 대학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다수 학생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기에 본부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적어도 AI 관련 교과목을 먼저 개설하고 학생들의 반응과 수요를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교육 방향과 현장의 요구를 점진적으로 반영해 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졌어야 한다.
본교는 AI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해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말한다. 단순히 학생들이 대학의 변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다고 선을 긋기 전 그 ‘미래’를 선도할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았을까. 부디 학생이 몸담고 있는 공간인 만큼, 학생들의 의견 역시 대학의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함께 담기길 바란다.
김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