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분기 한국의 공식 실업률은 2.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의 배경에는 ‘쉬었음’ 인구, 즉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할 의사가 없는 집단이 44만 3,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냈다. 특히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5.4%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이들 중 75.6%는 구직 의사가 없는 상태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률이 낮다는 통계적 환영 속에 청년층의 체감 고용악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구직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 실패자의 비율로, 구직 포기자나 ‘쉬었음’ 인구는 포함되지 않는다. 2025년 1분기 청년층 실업률은 7%였으나, 체감실업률은 16.4%로 공식 수치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단기 일자리 증가로 인한 ‘불완전 취업’ 상태가 확대되면서, 청년들이 임시직에 머물거나 구직 자체를 포기한 결과다. 실제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3분기까지 청년 ‘쉬었음’ 인구는 33.6만 명에서 42.2만 명으로 25.4% 급증했으며, 이중 60%는 반복된 취업 실패와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한 비자발적 이탈이었다.
‘쉬었음’ 인구 증가는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닌 노동시장의 구조적 결함을 반영한다. 첫째, 고용의 질 저하로 인해 청년들이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장기적인 취업 준비 기간이 늘어났다. 2025년 2월 기준 청년층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1시간으로 전년 대비 4.5시간 증가했으나, 이는 단기·임시직 확대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된다. 둘째, 일자리 양극화로 인해 고숙련 직종과 저임금 서비스업 간 격차가 심화되며, 청년들이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대졸자 비율이 높은 청년층일수록 이러한 미스매치가 두드러지며, 이는 서울청년패널조사에서 니트(nonemployment) 청년의 50% 이상이 ‘비구직휴식형’인 결과와 연결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 채용 확대 등 양적 정책을 강조하지만, 이는 단기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쉬었음’ 인구 급증의 근본 원인인 일자리 미스매치와 고용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교육 연계 강화를 통한 직무 교육 확대, 창업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 질적 전환이 필요하다.
하호철(패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