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3월, 활기를 띠는 캠퍼스 풍경만큼이나 스마트폰 속 세상도 새로운 유행으로 분주하다.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서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소셜 미디어 피드는 ‘봄동 비빔밥’ 먹방으로 도배되며 제철 채소 열풍이 불더니, 봄동 가격이 오르기가 무섭게 이제는 겉바속촉 식감의 상하이식 디저트 ‘버터떡’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유행의 수명이 해가 갈수록 짧아지다 못해, 이제는 주 단위로 ‘새로고침’ 되는 초고속 트렌드의 시대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는 숏폼 콘텐츠와 알고리즘이 있다. 자극적인 시각과 미각을 자랑하는 디저트가 호기심을 자극하다가도, 정반대로 소박하고 건강한 레트로 식단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유행을 발 빠르게 경험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은 이제 단순한 소비를 넘어, 또래 집단과 소통하기 위한 일종의 ‘문화적 화폐’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라는 파도에 올라타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유행을 뒤쫓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포모(FOMO) 증후군을 겪곤 한다. “두쫀쿠도 겨우 먹어봤는데 벌써 끝났어?”라는 누군가의 푸념처럼,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트렌드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압박감과 피로감을 안겨준다. 때로는 얄팍한 상술과 결합해 만들어 낸 ‘억지 유행’에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물론 새로운 문화를 가볍게 즐기는 것은 팍팍한 대학생활에 소소한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경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행’ 그 자체를 강박적으로 쫓게 되는 주객전도의 순간이다.
이제는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는 트렌드에 무비판적으로 휩쓸리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유행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보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채워주는 가치를 탐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성대학교 학우들이 어제는 두쫀쿠, 오늘은 버터떡으로 변하는 유행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삶의 템포를 단단하게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은서(문콘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