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화정> 욕망해도 괜찮아(한성대신문, 521호)

    • 입력 2017-03-27 19:46

프로이트 라캉 정신분석의 대명제는 인간의 욕망은 대타자의 욕망이다는 명제이다. 쉽게 말하면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대타자라는 타인이 바라는 것을 바라는 존재라는 말이다. ‘어머니’, ‘’(God), 상징계(언어) 등이 대표적인 대타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바가 아닌 부모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 사회에 딱 들어맞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이럴 경우 설사 어렵사리 그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는 내가 이럴려고 OOO이 됐나?”라는 자괴감 쩌는 어법은 몰락한 한 정치가의 넋두리에 그치지 않고 모두가 불행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징후일지 모른다.

정신분석은 환자가 대타자의 욕망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자기만의 욕망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바로 정신분석학의 윤리이다. 그렇다면 욕망이란 무엇인가? 욕망과 비슷하지만 구분되어야 할 개념이 바로 요구욕구이다. ‘요구란 사랑받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가리킨다. 이는 정신적 물질적 필요의 충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에 반해 욕구란 주로 생물학적 필요의 충족을 가리킨다. 요구에서 욕구를 뺀 부분이 욕망이다. 그렇다면 욕망이란 먹고 사는 것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어떤 심리적 필요의 충족을 기대하는 것이다. 나의 나다움을 찾고 싶다는 바람이다. 욕망은 욕심과는 다르다. 후자는 남의 것을 빼앗아서 나를 채우고자 하는 행동인데 반해 전자는 내 마음의 텅 빈 곳을 채우고자 하는 자기로의 여행이다. 기억해야 할 점은 이러한 욕망의 대상은 어느 하나로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그것만 가지면 내 인생이 완벽하게 행복할 것 같았는데, 막상 이를 손에 넣어도 여전히 내 마음 한 켠이 공허하고 헛헛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행복에 도달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러하기에 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어떤 새로운 욕망 대상을 찾아 신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여행이 한성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우리의 삶이 되길 기도해 본다.

신영헌 교수

교양영어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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