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송> 대학언론은 언제나 위기?!(한성대신문, 522호)

    • 입력 2017-04-17 00:00

심상치 않다. 개강하고 2달도 채 되지 않아, <서울과기대신문>, <대학신문>, <청대신문> 등 여러 학보에 대한 언론탄압 사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배포된 신문을 무단으로 폐기하는 배포권 침해 문제부터 주간교수의 강압으로 백지 발행을 강행하는 일까지 양상도 다양하다. 이쯤 되니 대학언론은 언제나 위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전혀 우습게 들리지 않는다. 대체 무엇 때문에 지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방적 공세에 힘들어하는 학보사의 모습이다. <서울과기대신문>의 경우 편집장이 직접 1인 시위를 전개해서 대응했고, <대학신문>은 대자보를 붙이고 기자들의 자비로 호외 신문을 발행해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독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학생들이 학보사의 존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학보의 독자층이 얇은 상황에서, 학생들로만 이뤄진 학보사에게 이러한 언론 탄압 사태는 더욱 버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각 지역의 학보사들이 모여서 연합체를 구성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독자의 관심 없이는 이 역시 힘을 쓰기 어렵다. 이런 현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학보사들이 독자를 붙잡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음에도 그러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대학본부의 대응방식이 점점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학보사가 취재를 하는 상황에서 대학본부와 마찰을 빚는 일은 이전부터 흔히 있었던 일이다. 우리학교의 경우에도 학사구조개편 문제나 수강신청 대란 등을 취재하면서 담당 교직원과 기자 간의 마찰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본부의 대응이 학보사의 고유한 권리인 편집권과 배부권 침해까지 넘어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서울과기대신문>의 경우처럼 대학본부가 총학생회와 협의해서 배부를 막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교육부의 강압적인 정책과 대학본부의 독선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 구조개혁평가 등의 정책을 통해 학령인구감소 문제를 대학 간의 경쟁으로 풀려고 했다. 이에 독단적으로 행정을 일삼아온 대학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잡음이 될 수 있는 학내문제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강력하게 통제한 것이다.
이처럼 현재 벌어지는 대학언론의 문제들은 학보사가 지닌 한계와 대학사회의 독선적인 행정 관행이 뒤섞인 혼합물이다. 그리고 학보사가 독자들에게 다시 사랑받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과 대학들이 독단적인 행정을 버리고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 모두 절대로 쉽지 않은 과제다. 과연 대학언론은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까? ‘대학언론은 언제나 위기라는 말이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박종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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