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의회 의장 정형진
만약 집에 가는 길에 가로등 불이 꺼져있다면, 또 거리를 청소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떨까? 깨끗한 거리, 밤에도 환한 골목길 등 사소해 보이지만 없어서 안 될 부분들은 지역사회와 깊이 연관되어있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것들은 대부분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청과 의회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구청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제안하고 운영한다. 반면 의회는 구청의 활동을 감시·견제하기 위해 예산의 심의 확정, 결산 승인, 다양한 사업에 대한 승인 등을 한다. 두 기관의 역할은 다르지만, 모두 지역주민의 편의와 안정을 위해 존재한다. 때문에 지자체 활동들이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우리는 지자체의 활동에 주목해야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이 문제에 대해 성북구의회 정형진 의장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대학생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최근에는 여러 분야의 정보들이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새로운 형태의 정보들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사람들은 이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한다. 반면,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대체로 딱딱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지자체의 정보들은 관심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뷰티, 음악, 패션 등의 정보는 워낙 많이 쏟아져 나와, 독자는 원하지 않아도 이에 많이 노출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 지역사회의 정보는 대학생들이 직접 찾아보지 않으면 접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요즘은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대입니다. SNS를 통해 맛 집을 소개하고, 지역명소를 알리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합니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뉴스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사람인 동시에 수용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시대에 지자체가 만든 정보가 대학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가지 못했다면 대학생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겠지요”라며 흥미로운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정 의장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좀 더 받아들이기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대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많은 대학생들이 학교에서는 수업을 듣고 이외의 시간에는 과제를, 사람에 따라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심지어 졸업을 앞둔 대학생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때문에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사회가 젊은이들을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교정이 아닌 취업을 준비하는 도서관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대를 만들어 놓은 기성시대로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현실의 여유를 느끼면서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하지만 시대가 이렇다고 남탓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젊은이들이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열정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대학생들을 독려했다.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지자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리고 그는 “성북구의회는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의회 회의가 열릴 때는 언제든 방청이 가능합니다. 지역에 필요한 조례 내용 등을 전달해 주신다면 경청하겠습니다. 또한 전달받은 의견 중 수용이 가능한 부분은 정책에 반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는 의회 발전에도 큰 동력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본교 대학생들에게 전하는 말
그는 “평균 연령 120세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인생을 120세라고 하면 스무 살은 6분의 1에지나지 않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생의 반도 살지 못한 대학생들은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까? 그리고 대학생 시절은 인생에서 어떤 시기로 볼 수 있을까?
그는 “대학생 여러분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각자의 관심에 따라 전공을 정하고 공부를 시작한 분들입니다. 이젠 많이 퇴색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대학은 상아탑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학업의 깊이를 더하고 전문성을 더할 시기이지요. 그 과정 속에서 학업이 직업과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고, 더 흥미롭거나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진로를 변경하기도 할 것입니다”라며 대학생 시기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대학생 시기는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큰 꿈을 꾸어볼 만하지요. 뭐든 할 수 있는 시기, 뭐든 실패할 수 있는 시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시기가 대학생 시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대학생들의 도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크리에이터 박웅현의 책 『여덟 단어』에 나오는 말처럼 단순하고 무식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때로는 깊이를 만들어 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그리고 정답, 오답에 대한 강박을 갖지 마십시오. 바보처럼 단순하게, 내 판단을 믿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고, 인생을 즐겁게 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도전이 허락된 젊은이입니다”라며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고 인생을 즐겁게 살라며 자유로운 삶을 누릴 것을 당부했다.
정형진 의장은 대학생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부족했던 점을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그리고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기성세대로서 사과하며,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독려했다. 또한 지자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창구들과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지자체 활동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학생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기이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믿고 자유롭게 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지자체 또한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