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진실 혹은 거짓’ 흡연이 알고 싶다 (한성대신문, 528호)

    • 입력 201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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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1-10 10:25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흡연의 영향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도 아니고 담배냄새를 맡는 게 나빠 봤자 얼마나 나쁘다고 그래’, ‘간접흡연이 싫으면 흡연구역에서 숨을 참으면 되잖아’, ‘간접흡연은 직접흡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혹자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우리는 흡연의 파급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더 치명적인 경우도 더러 있다. 이와 관련해 성북구 보건소의 이제민 금연상담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옆 사람에게서 나는 담배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건강에 해를 입을 수 있는지.
A. 흡연을 할 때 담배 속 독성물질 중 가스형태의 화학물질이 흡연자의 옷 표면에 달라붙는데, 이것이 공기 중의 ‘아질산’과 반응해 ‘니트로자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한다. 실외에서만 흡연하는 사람의 가족 구성원의 모발에서 니코틴 농도가 비흡연 가정에 비해 높게 측정된 실험 사례도 있다. 이를 3차 흡연이라 한다. 비흡연자 옆에서 흡연하지 않더라도 비흡연자가 담배의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매연, 미세먼지 등 대기 문제까지 더해지면 건강에 해를 입을 수 있다.

Q. 흡연구역을 지날 때 숨을 참으면 간접흡연을 피할 수 있나.
A. 아니다. 담배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 입자는 상당히 미세한 크기이므로 숨을 참는다고 해서 피할 수 없다. 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은 미세먼지용 방진마스크가 아닌 방독마스크를 착용해야 막을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흡연자의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3차 흡연 역시 넓은 의미에서 간접흡연이라고 볼 수 있다.

Q. 간접흡연이 직접흡연보다 더 나쁘다던데.
A. 흡연자가 흡연할 때 ‘담배가 타면서 나는 연기’ 의 성분이 ‘필터를 거쳐 흡입한 후 내뱉는 연기’의 성분보다 더 해롭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자를 ‘부류연(비주류 담배연기)’, 후자를 ‘주류연(주류 담배연기)’이라고 한다. 부류연은 여과를 전혀 거치지 않은 상태로 배출되지만, 주류연은 담배 속 필터를 거쳐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 정제된 후 배출된다. 물론, 단순히 ‘간접흡연’을 했다는 것만으로 ‘간접흡연이 직접흡연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고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주류연이든 부류연이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둘 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점은 같다는 사실이다.

이 상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담배는 단순한 기호식품이라고 하기에는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흡연자에게 금연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흡연자의 흡연권 역시 비흡연자의 건강권 못지않게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흡연자들도 건강에 해를 입을 수 있는 비흡연자의 이런 처지를 인정하고, 이들이 느끼는 불편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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