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막알잡>알아둬도 쓸데없는 시험 인 조선(한성대신문,528호)

    • 입력 2017-11-13 00:00

김 기자: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번 주 목요일에 치러지는 걸 기념해 이번 김막알잡은 시험에 관련된 잡다한 지식을 준비했는데요. ‘수능’하면 선배들을 응원하고, 후배들에게 응원받던 고교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시험 응원을 어떻게 했을까요?
이 씨: 조선시대 때는 특이하게도 그림을 그려 응원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유명한 민속화가인 단원 김홍도는 제자를 위해 <해탐노화(蟹貪蘆花)>를 그려 과거급제를 응원했습니다. 그림을 보면 참게 두 마리가 서로 다투고 있는데, 서로 갈대꽃을 움켜 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참게 그림에는 다 의 미가 있죠. 당시 등에 딱딱한 껍질을 쓰고 있는 게를 한자로는 ‘갑(甲)’이라 했습니다. 이는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의 합격 등급이 었습니다. 갑(甲)과, 을(乙)과, 병 (丙)과 중 장원이 바로 ‘갑과’인거죠. 결국 게를 그린 그림은 갑과로 합격하라는 염원이 담긴 것입니다. 또한, 한문 문장은 당나라 시인 두목이 읊은 게에 대한 시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 내용은 ‘바다의 용왕 앞에서도 옆으로 걷는다(海龍王處也橫行)’는 것으로 임금 앞에서도 소신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입니다.
그 씨: 조선시대의 과거 문화는 실제로 현재까지도 일부 계승되고 있습니다. 바로 시험 전에 엿을 먹는 문화인데요. 대부분 끈끈한 엿의 성질처럼 시험에 딱 붙으라는 의미로 엿을 선물하고는 하죠. 『영조실록』을 보면 과거 시험을 치르는 유생들이 엿을 하나씩 입에 물고 시험장에 들어갔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사실 엿은 시험 때 도움을 주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엿에는 단맛을 내는 맥아당이 있는데 이는 포도당 두 개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포도당은 인간의 뇌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하죠. 또한, 맥아당은 기침과 가래 해소에 효과가 있어 시험 시간에 기침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잼 씨: 아무리 포도당으로 뇌를 깨워도 어쩔 수 없는 방해요소가 있기 마련이죠. 공부를 하는데 노래가사 한 구절이 계속 머리에 맴돌아 집중을 할 수 없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노래말이 머릿속을 맴도는 현상을 이어웜(Earworm, 귓속의 벌레)이라고 합니다. 마치 귓속에 벌레가 있어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본인의 의지로 멈출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어웜이 있는 곡의 공통점에는 빠른 박자와 흔한 멜로디 형식, 불규칙한 음정 간격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요를 쉽게 기억하는 것도 이와 같은 효과입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동요처럼 전형적인 멜로디 형식이 더 뇌리에 각인되는 거죠.
김 기자: 수험생 선물로 찹쌀떡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 풍습이 아니라 일본에서 시작 된 것이라고 하네요. 다음 김막알잡은 더욱 잡다한 내용으로 돌아 오겠습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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