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자꾸만 불안한 감정이 든다면 내 마음이 왜 불안한지, 나는 어떤 상황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지 생각해야한다.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면 그 끝을 찾게 되어, 오롯한 내 감정의 뿌리를 찾 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길거리를 가득 채운 소음과 계속해서 무언가를 알리는 스마트폰, 전광판에 뜨는 광고 등이 생각을 어지럽힌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있다. 취업을 하려면 스펙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시험, 과제, 스터디... 그 숙제는 끝이 없어 그 목록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끝이 난다.
우리를 둘러싼 피곤한 일상들과 과도한 요구들 외에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많이 있다. PRIME 사업, 우리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사과정개편논의 등 대학가에 퍼진 거대한 변화는 우리들을 더욱 숨 막히게 만든다. 이렇게 숨 막히는 틈바구니 사이에서 떠 오르는 내 생각조차 지켜내기가 어렵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생각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비슷한 상황에 생각을 대입하고 만다. 현실을 직시하기보다는 어설프게 해결하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든,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고민이든 말이다. 하지만 그 방법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도 ‘나를 찾아야 한 다’는 너무나도 큰 숙제 앞에서 나의 생각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답답함이 앞선다.
생각을 거듭해 풀어야하는 지름길 없는 숙제라는 걸 알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자아성찰’이라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지만,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하루하루가 참 쓰다.
문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