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칵테일> 미완의 혁명가, 전태일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제 목 :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작 자 : MC 스나이퍼
연 도 : AD 2002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2002년 랩퍼 MC 스나이퍼가 동명의 원곡을 리메이크해 자신의 1집 에 수록한 곡이다. 그는 가수 안치환의 원곡에 故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가사를 덧붙였다. 가사에는 ‘먼지가 묻어 검은 피를 토하는 아이’, ‘닭장으로 묘사된 좁은 작업실’ 등 70년대 당시 열악했던 근로 환경이 묘사되어 있다. 이 곡으로 MC 스나이퍼는 사회비판적인 가수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2002년 랩퍼 MC 스나이퍼가 1987년 가수 안치환이 발표한 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원곡은 80년대 민주화운동을 다룬데 반해, MC 스나이퍼는 故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원곡에 60~70년대 청계천 직공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묘사한 가사를 덧붙였다.
노래의 배경이 된 60~70년대는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시기였다. 노래 가사와 같이 ‘노동자만을 위한 노동법은 사라진 지 오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계현(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당시 노동자들이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면서 받은 일당은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과중한 업무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임금을 받는,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전태일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전태일은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을 펼치기 전에 ‘근로기준법’을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법에 이미 ‘하루 8시간 노동할 것’과 ‘최저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
용이 규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 규정들이 현실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노동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후 1970년 그는 동료들과 함께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노동청에 제출하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등 가혹한 노동환경을 세상에 알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들의 활동은 번번이 정부의 탄압에 부딪쳤다. 정부는 그들을 공산주의자라고 낙인찍어 노동자들이 동조하지 못하게 했으며, 집회 도중 경찰을 동원해 플랜카드를 찢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자 1970년 11월 13일, 그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태웠다.
그의 죽음은 국민들에게 노동환경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노동조합(이하 노조)의 창설 역시 활발하게 일어나 1970년대에만 2,500개의 노조가 새로 조직됐고, 이러한 노동운동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노동운동은 갈 길이 멀다.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동자 수가 적고, 여전히 기업들과 일부 사람들이 노동운동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사무총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중에서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게다가 2010년에는 유명 대형마트 체인인 ‘이마트’ 가 ‘계약직 근로자들이 『 전태일 평전』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재고용하지 않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태일의 희생으로 노동환경은 개선됐지만, 사회의 차가운 시선 속에 그의 혁명은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노래 가사와 같이 ‘늙은 지식인들이 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들은 몸으로 실천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윤희승 기자
[email protected]

댓글 [ 0 ]
댓글 서비스는 로그인 이후 사용가능합니다.
댓글등록
취소
  • 최신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