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생 대표의 무책임, 이대로 지속할 것인가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퇴임 전 마지막 신문을 마감하는 와중에 올해도 어김없이 학내 선거철이 지나갔다. 약 2년간 학내 취재를 전담하며 학내 임원들의 후보 출마, 선출 및 퇴직을 지켜봤지만, 그들이 오고 간 자리가 과연 아름다웠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현재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학생복지위원회 등을 포함한 학생기구 대표들은 출마 당시 각각의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막상 후보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면, 공약의 반 이상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자신의 권한을 벗어난 것이었다. 또한 막연한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후보가 태반이었다. 학생 대표들의 공약 불이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 또한 문제다. 과거 <한성대신문>에서 다뤘듯이, 손성민 전 총학생회장은 임기 동안 공약의 반 정도를 이루지 못했으며, 학생과의 ‘소통’에도 실패했다. 덧붙여 현재 임기가 끝나가는 김준호 총학생회장의 공약 이행률도 <한성대신문> 524호 취재 당시 33.3%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학생대표의 공약 불이행이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학내에 일어난 변화로 공약을 이행할 필요 없이 문제가 해결되거나, 학생들의 요구가 바뀌어 공약 이행 필요성이 사라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된 상황을 공지하거나, 학내 상황에 맞추어 수정된 목표 등을 학생들에게 알리는 것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학생 대표로서 자신이 내건 공약을 이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대표가 공약 이행을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다수의 대표에게 자신의 직책을 짊어질 만큼의 책임감이 있다면 과연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해 총대의원회라는 감사기구가 존재하지만, 재정 감사에 그칠 뿐 공약 이행 관련 감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투표에서 당선된 대표들에게서도 같은 문제점이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향후 그들의 공약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지는 미지수다. 보다 명확히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총대의원회의 감사 범위를 확대하거나, 후보가 출마할 때만 열리는 정책토론회를 임기 중에도 확대 시행해, 학생 대표의 향후 목표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은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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