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막알잡> 마!사투리 좀 하나!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김 기자: ‘가가가가?’,‘가가가가 가?’. ‘가’만 말하지만 두 말에 다 멀쩡한 내용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각 지역에서는 가지각 색의 사투리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사투리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신묘한 것 같아요. 대구와 부산 두 도시는 모두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만, 다른 억양을 구사
하니까요.
사 씨: 지역을 더 세부적으로 나 눌 수도 있습니다. 경상북도 사투리는 사실 그 안에서도 지역 별로 차이가 있거든요. 경상북도 사투리는 대구와 경산·청도 등 을 묶은 동남 지역, 경주와 포항· 울진 등을 묶은 동해안 지역, 김 천과 구미·칠곡 등을 묶은 서남 지역, 안동과 봉화·영주 등을 묶 은 서북 지역 등 4개의 지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 북도 출신이 아닌 사람은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겠지만, 각 지역에
살고 있는 토박이들은 인사말 한 마디만 들어도 그 사람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 다. 경북 사투리의 지역별 특징 은 의문문에서 잘 나타나고, 심 지어 말끝만 들어도 지역 구분이 가능합니다.
투 씨: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에만 사투리가 있다고 생각 하면 큰 오산입니다. 우리나라의 표준어는 서울말이지만, 사실 서 울에도 사투리가 있습니다. 우리 가 흔히 아는 ‘표준어’는 국어사전 이 편찬, 간행되던 1930년대 이후, 당시 중류사회에서 사용하던 서울말을 지칭한 것입니다. 따라서 중류사회에서는 쓰지 않았지만, 서울 토박이들이 대대로 써온 말을 ‘서울 사투리’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서울 사투리는 표준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발음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메느리(며느리) 같이 이중모음을 단모음 으로 발음하거나, 기뿌다(기쁘다) 처럼 순음 밑의 ‘ㅡ’가 설음이나 치음 위에서 ‘ㅜ’로 변하는 원순모 음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새꺼멓다(새까맣다)처럼 ‘ㅓ’, ‘ㅕ’, ‘ㅜ’ 같은 음성 모음을 많이 사용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 씨: 사람뿐 아니라 물고기도 사투리를 쓰는데요. 바로 ‘대구’입니다. 동부 대서양에 사는 대구는 산란기가 되면 매년 산란장소로 모여듭니다. 이때, 특이한 장면을 관찰할 수 있는데요. 대구가 내는 소리가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거죠. 북미 대륙 인근 바다의 대구는 딱딱 끊어지는 소리, 툭툭 부딪치는 소리, 막대기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 등을 내지만, 유럽 대륙 인근 바다에 사는 대구는 덜그럭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이렇게 대구는 지역 별로 각기 다른 ‘사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 기자: 언어학에서는 사투리와 방언을 구별하는데요. ‘방언’은 그 자체로 독립된 체계를 가지고 있 는 한 언어의 변종이며, 사투리는 표준말과 달리 그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말입니다. 김막알잡은 11면 여행기획에서 또 다른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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