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김 기자와 김 기자의 탕진잼, 꿀잼, 슈퍼 내추럴잼 여행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동해를 벗 삼아 강릉을 만끽하다

 청량리역에서 23시 25분에 출발하는 정동진행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꼬박 하룻밤을 달리면 새벽 5시쯤 정동진역에 도착한다. 동해와 맞닿아 있는 정동진역은 전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 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동진역 인근에서는 철길과 해안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또한, 정동진역은 유명한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해돋이 시간에 맞춰 해변으로 향하는 정동진행 열차가 운행되면서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동진은 해돋이로 가장 유명하지만, 실제로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날은 1년 중 80일 남짓. 서너 번은 가야 제대로 된 해돋이를 한 번 볼 수 있는 셈이다. 필자 역시 꼭두새벽에 정동진까지 갔지만 해돋이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정동진은 아침마다 해돋이를 감상하려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정동진역의 최유진(코레일) 담당자가 “월 4만 2천 명 정도의 인원이 정동진역을 다녀간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초등학교 교실보다 작은 정동진역 대합실은 해뜨기 전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만원이다.
 정동진에서 일출을 맛봤다면, 그 후에는 강릉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강릉은 자연과 유적, 맛집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순두부로 유명한 초당동과 커피향을 뿜어내는 안목해변은 강릉에서도 추천할 만한 여행지다. 이 두 곳은 ‘강릉 바우길’의 5번째 코스인 ‘바다 호숫길’에 속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바다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코스를 따라 사천해변공원에서부터 경포대를 돌아 강문해변과 남항진 해변까지 걸어보는 것도 좋다.
 초당동에는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 그의 누나이자 시인인 허난설헌, 이 두 사람을 기리는 기념공원이 있는데, 초당동의 지명은 이들 오누이의 부친인 허엽의 호 ‘초당’을 따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당동 순두부촌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에는 이들이 생전에 쓰던 물품과 자료 등이 있는 기념관, 생가, 솔밭 등이 있다. 이들의 생가는 토담과 솔밭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물 위에 떠 있는 그 모습이 연꽃과 닮아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념공원 옆에는 생태습지가 있어 공원에 들른 김에 부담 없이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렇게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안목해변에 다다르게 된다.
 안목해변은 강릉에 놀러온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이다. 이곳은 커피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명물이었던 커피자판기 때문에 ‘커피거리’라 불렸던 이곳에는 현재 아름다운 외형의 카페들이 즐비해있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푸르른 바다를 보며 마시는 커피의 맛은 다른 때보다 각별하다.
강릉은 해돋이를 보기 위해 밤 열차를 타고 무박여행을 떠나도 좋고, 코스를 따라 둘레길여행을 떠나도 좋은 도시다.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가. 지금 당장 정동진행 열차에 몸을 실어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부산여행 함 해보입시더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부산역은 분주했다. 북적이는 부산역을 빠져나오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부산여행의 메카’라고 불리는 남포동을 만날 수 있다. 남포동에는 국제시장, 깡통시장, BIFF광장 등 유명관광지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앞서 말한 유명관광지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 일 대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도 여행에 즐거움을 더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부산근대역사관 등 남포동에 서려있는 근현대사의 흔적을 찾아보자. 
 맨 처음 살펴볼 곳은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계단이지만, 이곳에는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과 부두 노동자의 삶과 애환이 녹아있다. 40계단은 6·25 전쟁시절 피난민들에게 부두로 들어오는 구호물자를 내다 파는 장터이자,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는 상봉 장소로 기능했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당시 역사를 반영한 다양한 조형물이 즐비하다. 고사리 손으로 집안일을 돕던 어린아이를 표현한 조각상 ‘물동이 진 아이’, 힘든 생활 속에서 자식을 키우던 어머니 를 표현한 조각상 ‘어머님의 마음’ 등 피난민 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이 거리에는 나무로 만든 전주(電柱)가 있어 옛 거리의 향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40계단 거리에서 한국전쟁 당시 부산을 엿 봤다면, 그 다음으로 일제 강점기 부산의 모습 을 찾아 볼 수 있는 ‘부산근대역사관’에 가봄 직하다. 역사관 건물은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 수탈기구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부산지점으 로 사용되었다. 한때 침략의 상징이었던 만큼, 지금은 일제 강점기 역사를 알릴 교육 공간으 로 활용하기 위해 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실제로 이곳은 외세의 침략과 수탈로 이루어진 부산의 아픈 근현대사를 담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부산의 근대거리를 재현한 전 시실이 있어, 방문객들은 조금 더 생생하게 그 당시 상황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국난이 다 지난 후 형성된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한국전쟁 이후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책방골목에는 현재 50여 곳이 넘는 책가게가 있다. 이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골목으로 자리매김 한 이곳에서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는 책방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책방에서 마음에 드는 헌책을 싼 값에 구할 수도 있다. 골목에 들어선 가게 중 하나인 ‘우리글방’의 주인은 “30년 동안 이 가게를 운영했다”며 “서적 약 10만 권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LP판과 CD도 취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이 골목의 여러 가게에서는 헌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여러 책과 음반을 폭넓게 취급· 판매하고 있다.
 부산에서 먹거리와 쇼핑관광 같은 테마 여행도 좋은 여행이지만, 한번쯤은 이렇게 역사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김 기자가 막 돌아와서 알려주는 잡다한 팁!


김 기자: 이번에는 기사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각 지역의 정보를 준비했는데요지 못한 각 지역의 정보를 준비했는데요. 강릉을 찾을 때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이
있을까요?
강 씨: 정동진에서 삼척을 잇는, 바다열차 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약 1시간 20분을 달립니다. 개통 이후 약 100 만 명이 탑승한 동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콘 텐츠이기도 합니다. 일반열차처럼 진행방 향으로 의자가 놓인 것이 아니라 창밖의 경 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의자를 창쪽으로 배
치했습니다. 바다를 보기 위해 일부러 고개 를 돌릴 필요가 없는거죠.
김 기자: 단지 바다를 따라 달리기만 하면 지루할 법도 한데요?
강 씨: 그래서 바다열차는 호별로 다양한 테마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1·2 호차는 고급스러운 특실, 2인 1실로 구성 된 프러포즈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4호차는 4인 1실로 이뤄진 가족석과 포토존이 있는 이벤트석이 마련되어 있 고요.
부 씨: 부산 진구에서도 훌륭한 관광지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평화시장, 서면 돼지국밥골목 등 부산의 명물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평화시장에는 주로 의 류와 잡화류를 파는 도·소매점이 많은데, 광대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돼지 국밥골목은 10여 개의 가게가 모여 번성 하던 장소였으나, 현재는 절반가량의 가 게만이 남아 명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평 화시장과 함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명 소라 볼 수 있습니다.
전 씨: 전주 풍남문(豐南門) 근처에 위치 한 ‘남부시장’도 가볼 만합니다. 남부시장 은 1894년부터 간이시장으로 운영되다가 1960년대부터 정식으로 건물을 개축해 현 재에 이르렀습니다.
김 기자: 남부시장에는 특별한 장소가 있 어, 젊은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면서요?
전 씨: 비어있던 점포를 활용한 ‘청년몰’이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점포를 분양해 공실 을 채운 것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식당, 보드게임방, 디자인 공방 등이 있어 이곳에 가면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독 특한 옷과 액세서리, 소품을 살 수 있는 곳 도 있고요.
김 기자: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저녁 6시부 터 10시까지 야시장을 운영한다는데요. 밤 에 찾아가 좋은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요? 김 기자의 꿀팁과 함께 한다면 어느 곳 에 가더라도 만족할 겁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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