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당하고 알면 든든한 法>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한성대신문, 529호)

    • 입력 201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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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0-01-10 10:27

초·중·고등학생 때는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등·하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통학거리가 멀어진다. 특히, 지방에서 상경하는 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대중교통으로 통학을 할 수 없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돼 통학이 힘든 일부 학생들은 학교 인근에 집을 구해 자취를 하곤 한다. 당장 우리학교만 해도 자취를 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보통 보증금과 월세, 관리비를 지불하고 원룸 등에서 거주한다. 여기에서 보증금이란, 세입자가 향후 월세를 제때 납부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 시 집주인에게 납부하는 위험부담금이다. 이 돈은 말 그대로 ‘위험부담금’이므로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계약기간이 끝날 때 돌려받는 것이 원칙이다. 보증금은 보통 천만 원이 넘는데, 이는 학생들에게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런데 간혹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보증금을 환수할 수 있을까?
세입자가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이전에 ‘계약을 지속하지 않겠다’는 뜻을 집주인에게 전한 경우, 계약은 종료된다. 계약이 종료되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환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세입자도 그때까지 집을 비워줘야 한다. 하지만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면 주겠다’거나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나중에 주겠다’ 며 보증금 지급을 미루는 일이 종종 발생 한다. 하지만 이는 집주인의 개인적인 사정에 불과할 뿐, 법적으로는 보증금 지급을 연기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되돌려주지 않는다면, 먼저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자. 이는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을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해 계약 당시 얻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항력이란 세입자가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때까지 그 집에 거주하면서 집주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이 경우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집을 반납하는 것을 거절한 것이므로, 집주인은 세입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집에 들어올 수 없다. 또, 우선변제권은 세입자가 해당 집주인과 계약했던 다른 세입자들보다 우선순위로 보증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환급하지 않는다면 대법원 홈페이지의 전자소송을 통해 ‘지급명령’을 신청하자. 직접 법원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 박영생 변호사는 “세입자는 보증금 상환을 미룬 대가로 집주인에게 별도의 이자와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자취방을 계약했는데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적잖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학생이라고 우습게 본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집주인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 보증금과 추가적인 권리들을 되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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