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애를 안 한지 2년이 지났다. 만남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랜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짧게 끝난 게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연애를 못하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스스로 ‘매력이 없는 사람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 주변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운명의 짝”이라고 일컫는 상대를 만나서 깊고 길게 연애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의 연애가 실패할 때마다 “그 사람은 내 운명이 아니였어···”라며 합리화를 했다.
하지만 연애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혼자만의 시간은 스스로도 몰랐던 내 모습들을 발견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그러자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결혼에 대한 생각도 점점 바뀌었다. 하지만 “연애도 우연히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하게 된다면 하는 것이고, 못하면 안 할 생각이야. 결혼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아”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런 사람들이 제일 빨리 시집가더라”, “아직 제 짝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무 극단적이야”라는 비아냥과 함께 말이다.
연애도, 결혼도 하나의 선택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나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연애를 하는 것, 결혼하는 것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 설정값에서 벗어나면 그 선택을 존중하기보다, 너무 이른 선택이라며 타이르고 가르치려 든다. 나 대신 내 인생에 불편함을 느껴주는 사람이 참 많다.
“전 젊은이들이 결혼을 주제로 얘기하는 것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아요. 결혼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하면 전 그냥 그 사람들이 아직 제 짝을 못 찾아서 그런다고 생각해요.”
『오만과 편견』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이 한 말이다. 난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이 말과 반대 되는 삶을 살 것이다. 사람은 버려진 신발짝이 아니다. 인생이란 자기가 스스로 개척해 나가며 운명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다. 세상에 운명의 짝이란 건 존재하지도 않고, 굳이 존재할 필요도 없다.
정찬희(시각영상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