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도는 과학 이야기> 찾았다! 황금빛 튀김의 길 (한성대신문, 532호)

    • 입력 2018-03-26 00:00

 어떤 재료로 만들어도 맛있는 신비한 매력을 지닌 튀김 요리. 그런 튀김 요리조차 항상 실패하는 요리 똥손인 당신을 위해 이번 기사를 준비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자태의 황금빛 튀김을 만들 수 있을지 지금부터 과학적으로 파고들어 보자.
 튀김에 쓸 기름을 사러 마트에 간 당신. 올리브유, 카놀라유, 옥수수유, 포도씨유 등이 진열대에서 당신을 유혹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기름을 선택할 것 인가? 이 중 튀김에 적합한 식용유는 발연점이 높은 것이다. 발연점이란 액체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로,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끓는점과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발연점은 기름의 종류마다 다른데, 옥수수유가 섭씨 270도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그 외에 카놀라유는 250도, 포도씨유는 220도, 올리브유는 180도로 알려져 있다.
 대개 튀김용으로는 포도씨유, 카놀라유를 많이 사용한다. 튀김 요리를 할 때 기름을 200~25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위험한데, 기름이 가연점에 가까워질수록 튀김 겉면이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냄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면 가연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이므로 기름을 추가해 온도를 낮춰야 한다.
튀김옷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물과 기름의 맞교대가 잘 일어나야 맛있는 튀김을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글루텐 양이 적은 밀가루나 옥수수가루를 사용 해야 좋다. 글루텐 (Gluten)이란 밀, 보리 등에 들어 있는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이 결합해 만들어진 단백질 성분이다. 이 두 단백질 성분은 물에 잘 풀어지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하면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물에 녹지 않고 서로 결합해 탄력성 있는 얇은 피막을 형성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글루텐이다.
 고온의 기름에 튀김옷이 들어가면 글루텐에 포함된 수분이 가장 먼저 열에 의해 증발한다. 글루텐 함량이 높을수록 수분이 쉽게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글루텐이 많이 든 밀가루를 튀김 옷으로 사용하게 되면 물과 기름의 맞교환이 적게 일어나 튀김이 눅눅해진다. 튀김옷에 들어 있는 수분을 기름이 내쫓고 그 자리를 꿰차야 바삭바삭한 튀김이 되는 것이다.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에 따라 박력분(20%), 중력분(30%), 강력분(40%)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바삭한 식감의 튀김을 만들려면 박력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튀김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냄비에 재료를 한꺼번에 넣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170도 기름에 차가운 튀김 재료를 한꺼번에 집어 넣으면 온도가 순식간에 150도 이하로 떨어져, 튀김의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없게 된다. 조금씩 튀겨내야 먹음직스러운 튀김을 얻을 수 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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