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올라> 방향 잃은 인생 20% (한성대신문, 533호)

    • 입력 2018-04-16 09:00

여덟 살부터 스물일곱, 여덟 살까지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약 이십 년간 교육을 받는다. 한국에서 온전히 인정받는 삶을 살기 위함인데, 거의 모든 국민은 사회적으로 공식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일정한 교육 프레임을 이수하는데 장대한 시간을 지불한다. 그러나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값이 응당한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약 이십 년이라는 기간은 한국에서 대학교육과정까지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휴학 없이 밟을 때 걸리는 시간이다. 초등교육과정에서 대학교육과정까지를 한국의 공식적 교육이라 지칭해보겠다. 한국의 공식적 교육에서는 배움의 이유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 학습에서 맥락은 적고 지식의 파편들이 흩어져 있어 전체적인 학문 세계를 바라보기 어렵다. 학습 목표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제시하기만 할 뿐, 학생들에게 앞으로 배울 능력이 왜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기능하게 될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이는 학문 자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학생들은 학문이 발전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접하지 못해서 학문사()를 통해 학문의 주류를 파악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학문의 담론, 학문의 의의, 학문의 난제, 학문의 과제, 학문의 사용가치를 접하지 못한다. 배우고 있는 내용이 어떤 문제 제기로부터 나온 것인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고 어떻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교육의 최종적인 목표는 인간의 진실한 성장이고, 한국 정부의 교육적 목표는 인간의 진실한 성장이라는 목표에 포함된다. 한국 정부는 한국의 공식적 교육을 받으면 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육의 목표는 성공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4년제 대학교육과정을 수료한 사람들 중 지적인 부분에서 학문적 내용을 스스로 찾고, 조정하고, 생산하고, 판단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이정민(한국어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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