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창무, 박미랑
출판사 : (주)메디치미디어
출판일 : 2016. 4. 15
책소개 :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는 범죄에 대한 다양한 상식들을 소개하고, 이것을 보여주는 실제 사건들을 함께 보여주면서 흥미를 이끌어낸다. 여기에 두 저자의 깊은 통찰이 여기에 버무려지면서, 독자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몰랐던 범죄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범죄를 절대적인 악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추악하고 불결하다. 한번이라도 범죄의 영역에 발을 들인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범죄자는 사탄의 유혹을 받은 악인들이다. 이들에 대한 공포가 늘어가는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이런 이들과 마주하지 않고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범죄가 무엇인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지 못할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이런 맹목적인 무지에 대해 비판하면서 책을 시작한다. 그는 단순히 범죄를 무서워하고 기피하는 사회보다, 범죄에 대해 이런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사회가 훨씬 범죄에 취약한 사회라고 말한다.
책에서는 먼저 범죄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를 통해 저자는 범죄가 악마의 소행이 아니라, 인간이 의도를 가지고 저지른 것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강도, 살인, 방화 등 범죄의 대부분은 행위자가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저자는 범죄의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에 이것을 예방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식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책에는 범죄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과 저자의 생각이 잘 버무려지고 있다. 사이코패스가 저지르는 살인보다 일반인이 저지르는 살인이 훨씬 보편적이라거나, 엄중한 처벌이 범죄율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경찰의 증가율과 범죄율이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 등은 매우 재밌는 사실들이다.
저자는 이런 사실과 그에 맞는 실제 사례들을 보여준다. 또한 설득력 있는 통계자료와 연구 결과들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잘못된 인식들을 담담하게 반박한다. 특히 책에 등장하는 청소년 범죄율에 대한 자료나, 경찰의 증가율에 따른 범죄율의 추이에 대한 자료 등을 보면, 저자의 주장이 단순한 통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내용들은 아주 신선하면서도, 사람들이 가진 막연한 두려움의 기반이 아주 빈약하다는 것을 동시에 시사한다.
저자는 범죄에 대한 편견을 단순히 짚어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것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범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맹목적인 무지함은 미디어가 주입한 잘못된 가치관에서 비롯한다. 범죄의 흉악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건을 다각적으로 살피지 못하기 때문에, 범죄에 대한 공포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일련의 상황은 여러 가지 사례로 보여주면서, 사회 전체가 범죄에 대해 가지는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앞머리에 등장하는 뒤르캠의 말처럼 인간에게 범죄는 불가피하고 이롭기도 하다. 인간이 서로 함께 살며 사회를 구성하는 한, 범죄는 근절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즉, 범죄도 이 사회의 한 부분을 설명하는 현상이며, 우리는 이것을 마주하며 살아가야한다. 저자는 왜 그들이 우리를 파괴하는지 살펴보고, 이것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이것을 막아야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 질문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를 막기 위해서 범죄를 알아야한다는 사실을.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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