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A는 너무나도 좋아하는 동기가 있었다. 꽃처럼 활짝 핀 그녀의 미소가 시도 때도 없이 떠올랐다. 그러나 소심한 그는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어느새 그녀의 옆에는 다른 남자가 생겼다. 같이 등교하는 둘을 볼 때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A의 살을 파고들었다.
학생B는 한 눈에 반한 동기가 있었다. 그는 동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개강 후 3주 만에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너무 성급하게 다가간 것이었을까. 가까이서 본 그녀는 생각과 다르게 그와 모든 것이 맞지 않았다. 결국 둘은 싸우기만을 반복하다가 갈라섰다. 헤어진 후 B가 얻은 것은 멋있게 흘러내리는 눈물 한 방울 뿐이었다.
바야흐로 캠퍼스 커플이 대화의 화두가 되는 시기다. 옆 친구가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한 이들은 가슴 속에 사랑을 싹 띄운다. 한편 일찍이 시작한 관계를 정리하는 커플도 눈에 띄게 늘어난다. 누구는 평생의 짝을 만났다며 행복해 하지만, 누구는 A처럼 차가운 외로움에, B처럼 애인과의 갈등으로 생긴 상처에 고통 받는다. 그들은 행복해 보이는 커플들을 보며 ‘나는 왜 이런 추위/아픔을 겪어야 하나?’라는 비탄에 빠질 것이다. 왜 굳이 그런 고통까지 겪어야 하는가?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말 한마디를 꺼내보고자 한다.
―떨어져 있을 때의 추위와 붙으면 가시에 찔리는 아픈 사이를 반복하다가 결국 우리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운다.―
무슨 의미일까. 이상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가까움’과 ‘멀음’을 경험해 봐야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난로에서 떨어졌을 때의 추위와 난로에 가까이 갔을 때의 화상을 경험했을 때, 비로소 한 발 더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추위를 느끼면 앞으로, 아픔을 얻으면 뒤로 이동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따뜻함과 안전을 동시에 얻는 거리에 서게 된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한 거리를 찾기는 어렵다. 밀착과 떨어짐에서 오는 고통을 맛본 자만이 좋은 관계를 위한 최적의 거리도 찾을 수 있다. 한 번의 아픔으로 주저앉지 말자. 원인을 헤아리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그 아픔은 당신을 행복으로 인도해줄 것이다.
김태호(한국어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