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학생 주거, 학생 복지 측면에서의 노력 필요 (한성대신문, 514호)

    • 입력 2016-08-30 17:20

우리 주변에는 해마다 집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학생들이 있다. 비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 까닭에, 이 학생들이 좋은 집을 좋은 가격에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2014년 청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원룸 세입자 대학생들은 평균 1,418만 원을 보증금으로, 42만 원을 월세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78.9%는 월세를 부모가 부담하고 있었으며, 17.8%는 아르바이트 등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최저임금인 5,210원 기준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을 경우, 매월 최소 80시간 이상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월세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월세를 스스로 벌어야 하는 학생들은 렌트푸어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에는 2016년 신입생 1,592명 중 15.3%243명은 비수도권 출신이었으며, 2015학년도 재학생 6,347(정원내 기준)에 동일비율을 적용하여 단순 계산해보면, 970명의 학생들이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교 인근 원룸 임대가격을 A부동산 및 인터넷 부동산 중개업체인 B사이트를 통해 살펴본 결과, 보증금은 500~1,000만 원 사이이며, 월세는 최소 30만 원에서 많게는 75만 원에 달했다. 원룸 전세가의 경우에는 8,000만 원(7~8)이 넘는 곳도 나타났다. 주거형태 및 규모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학교 인근 주택임대시세가 결코 낮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북구 삼선동에서 자취 중인 오준엽 (경영 2) 학생은 학교 근처는 생활물가가 저렴한 것에 비해 부동산은 비싼 이상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학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민달팽이유니온의 김솔아 씨는 정부 기존 입장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한 간접방식으로 민간 부동산 임대시장을 규제해왔으며, 직접 규제가 없는 임대시장에서 (집주인에 대해) 일방적 약자 위치에 있는 대학생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 내팽겨쳐져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대학가 부동산 임대료와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문제 외에, 주거의 질과 주거 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솔아 씨는 주거는 헌법에 명시된 인권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물리적 기준만을 규정하고 있는 최저주거기준을 넘어서, 집의 집안에서 이뤄지는 인간관계나 집 밖의 외부환경도 기준에 포함되는 적정주거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201512, 정부는 주택기본법시행을 통해 주거복지 및 주거의 질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따라서 대학생 주거문제도 단순히 월세 문제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인권의 문제로 확장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대학생 주거문제는 학생들의 건강과 학업, 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대학들에서는 주거문제를 지닌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다. 중앙대학교의 경우 2013년 교내 학생기구(인권복지위원회)에서 대학 인근 골목길 환경 개선을 구청에 요청해, 가로등 증설을 이뤄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학복위에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택리지를 발간해 대학 주변의 하숙집, 원림, 자취방, 고시원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공회대학교의 경우는 대학본부에서 2000년부터 지방출신 자취생들에게 한 달에 두 번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우리 대학에서는 삼선동 5가에 생활관을 새로 짓고 있다, 8월 완공(예정)되면 기숙사 수용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숙사가 지방 출신 학생들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기숙사 밖에 있는 자취생들의 학생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대학 차원에서의 노력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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